올 1월 14개월 만에 반등한 일평균 수출액, 코로나 만나 2월초 다시 ‘마이너스’
월 수출액도 15개월 연속 감소 가능성 커져
곳곳서 수출 악화 조짐…정부 “수출 지원 특단 대책”
지난달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던 일 평균 수출액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영향으로 이달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내 확진자가 4만2,000명을 넘어서는 등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 월간 수출액도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은 107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4%(43억8,000만달러)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작년 2월 초에 있던 설 연휴의 영향으로, 올해 조업 일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일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업 일수를 감안한 일 평균 수출액(15억3,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3.2% 감소했다. 지난 1월 14개월 만에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수출 회복 기대감을 갖게 했던 일 평균 수출액이 신종 코로나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열흘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2월에는 월간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플러스 증가율을 보일 걸로 기대했던 수출 회복세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월간 수출액은 2018년 12월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연속 14개월 감소해 왔다. 지난달 일 평균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설 연휴가 없어 작년보다 조업일수가 많은 이달에는 월 수출액의 마이너스 행진도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 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지난 9일까지 늘렸고, 이는 대중 교역 조건을 크게 악화시켰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우리 수출 실적이 향후 더 나빠질 가능성도 커졌다.
반도체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불안으로, 14개월 만에 반등한 D램 가격도 현물가가 떨어지는 등 다시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은 우리나라 수출 실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라면서도,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대 중국 수출 기업에 4,000억원 규모의 무역 금융을 제공하기로 한 정부는 이달 중 추가 수출 지원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경제회복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특단의 수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단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 되면 수출 실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으로 대중 무역 비중은 25%에 달한다. 중국의 생산시설 가동이 완전히 정상화 되지 않으면,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만들어 제3국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춘절 연휴를 끝내고 이번 주 공장 가동을 재개했으니,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사태가 조기에 진정 된다면 2월 수출 플러스 전환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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