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운행 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자동차보험이 국내 최초로 출시됐다.
11일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월별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하는 신개념 보험상품인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보험이 연간 보험료를 일괄 납부하는 것이라면 퍼마일보험은 매월마다 주행거리를 측정하고 이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분할 납부하는 점이 특징이다.
캐롯손보에 따르면, 이 상품 가입자들은 주행 거리 측정을 위해 전용 측정장치인 ‘캐롯 플러그’를 지급받아 자동차에 꽂고 실시간 측정되는 주행거리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월별로 후불 납부하게 된다. 주행거리에 관계없이 일정 보험료를 선납하는 기존의 자동차보험과 달리 운행을 덜 하는 운전자일수록 유리하고, 주행거리가 긴 운전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다.
기존 국내 자동차보험에도 주행거리가 적으면 보험료를 할인하는 ‘마일리지 특약’이 존재했다. 다만 마일리지 특약은 통상 일정한 주행거리 한도를 설정해 두고, 그 이하로 주행할 경우 부분적인 보험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형태라 퍼마일보험과는 차이가 있다.
캐롯손보의 상품과 같은 형태의 퍼마일보험은 세계적으로도 인슈어테크(보험+정보기술)와 함께 등장한 비교적 새로운 상품이다. 미국에서는 신생 보험사 메트로마일이 2011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도 2018년부터 ‘마일와이즈’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조차 법률적ㆍ기술적 제한 요인 때문에 미국 전역이 아닌 일부 주에서만 서비스할 정도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연평균 1만5,000㎞ 이하를 주행하는 운전자들의 경우 일반적인 다이렉트보험료 대비 8%에서 30%까지 저렴한 보험료를 지불하게 된다”며 “주말에만 자기 차량을 운행하는 직장인이나 주행 거리가 멀지 않은 주부 운전자 등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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