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종합촬영소서 60% 촬영… 현재는 철거된 상태
한국 영화와 오스카의 새 역사를 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전북 전주영화종합촬영소가 주목받고 있다. 기생충 촬영은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내에서 진행됐으며 전체 77회차의 60%에 해당하는 46회차 촬영이 이뤄졌다.
11일 전주영상위원회 등에 따르면 기생충이 개봉해 흥행몰이를 시작한 시점부터 이야기가 전개된 극중 박사장(이선균 분)의 저택이 관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저택은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 세트장에 지어진 건물이다.
호화로운 주택과 그 아래 지하실을 배경으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대비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 장소이기도 하다. 세트장을 지을 당시 저택의 야외 정원에 값비싼 정원수를 심고 잔디를 까는 등 분위기 설정에 정성을 기울인 곳이다. 현재는 다른 영화 촬영을 위해 이 세트장을 모두 철거한 상태다.
저택의 지하 밀실로 이어지는 계단과 통로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 J1스튜디오에 설계됐다. 빈자의 영역으로 설정된 공간에 한줄기 빛이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촬영됐다. 이밖에 ‘기우’, ‘기정’ 남매가 졸업증명서를 위조하는 장면은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의 한 PC방에서, 병원 장면은 익산시 소재 원광대병원에서 찍었다.
기생충이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아카데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주 무대가 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전주시 상림동에 부지 5만6,800㎡,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의 J1스튜디오(2,067㎡)와 지상2층 규모의 J2스튜디오(1,311㎡), 야외 세트장(4만8,242㎡), 2층 규모의 야외촬영센터가 있다. 부대시설로 세트 제작실, 스태프실, 분장실, 미술, 소품실, 휴게실 등도 갖췄다.
전주영상위원회 관계자는 “기생충이 국내에서 흥행했을 때부터 촬영소 방문을 희망하는 전화가 늘고 있지만 현재 기생충 세트장이 남아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영화와 관광산업을 연계할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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