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매출 외 온라인서비스 등 부가적 수익 증가”
바른손이앤에이, 바른손 등 관련 주가 이틀째 상승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개 주요 부문을 휩쓴 영화 ‘기생충’이 국내 콘텐츠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제작이나 투자에 참여한 업체들의 수익 증대뿐 아니라 한국 콘텐츠 제작사들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시각 자체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기생충은 국내에서만 이미 약 860억원의 극장 매출과 215억원 수준으로 수익(추정)을 거뒀다”며 “글로벌 박스오피스 매출은 1,900억원 수준에 각종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해외 수익도 15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아카데미 수상으로) 극장 매출의 추가적인 증가가 예상돼 자산부채이전(P&A), 마케팅 비용 등 고정비로 인한 이익 레버리지 효과(수익 극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북미 개봉관 숫자가 작년 10월 이후 감소하다 골든 글러브 수상 이후인 지난 1월 17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한 사례처럼 이번 오스카상 수상으로 북미 흥행 성적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본과 유럽 등에서는 기생충이 개봉한 지 얼마 안된 상태다.
오 연구원은 “관련 수익은 손익이 확정된 후 투자사에 지분대로 분배된다”며 “CJ ENM의 투자지분이 알려져 있지 않으나 20% 수준을 가정하면 70억원 이상의 수익이 2년에 걸쳐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향후 해외 관객 증가와 케이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 등 부가적인 수익에 따라 규모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 오 연구원은 “글로벌 OTT 경쟁 심화에 따른 한국 콘텐츠 수요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판단되며, 콘텐츠 IP를 보유하는 대형사, 제작사 위주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콘텐츠 관련주의 재평가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은 “한국 콘텐츠의 유효 시장이 아시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화정 연구원은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에 유효하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글로벌 제작사로 리레이팅(Rerating·주가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글로벌 최대 온라인동영상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지난 4분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강력한 투자 의지를 표명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CJ ENM 뿐 아니라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에이스토리 등 콘텐츠 관련 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콘텐츠의 성장 모멘텀은 무궁무진하며 국내 콘텐츠 관련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아카데미 4관왕 쾌거에 관련주도 이틀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생충을 제작한 바른손이앤에이(E&A) 주가는 11일 오후 1시 32분 현재 전장 대비 21.38% 오른 2,895원에 거래가 진행 중이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바른손이앤에이의 계열사 바른손도 전 거래일보다 29.85% 상승한 3,415원에 거래 중이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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