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인 30대와 접촉한 경찰이 무더기로 격리되고, 파출소 2곳이 폐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의심자에 대한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격리조치는 해제됐다.
1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인 A(39ㆍ경기도 시흥시)씨와 접촉한 서귀포경찰서 소속 경찰 15명,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경찰 5명 등 경찰 20명이 이날 격리됐다. 이들은 지난 10일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A씨와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했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A씨는 전날 오후 9시4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항에서 이마 등에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와 대정파출소 소속 경찰과 함께 제주 시내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A씨는 응급실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소란을 피우다 같은 날 오후 11시37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외도파출소 소속 경찰과 접촉했다. 이어 그는 이날 오전 1시50분쯤 치료를 거부하고 서귀포경찰서를 방문해 또다시 경찰들과 접촉했다.
서귀포경찰서 방문 당시 출혈이 있어 A씨는 다시 이날 오전 2시22분쯤 서귀포시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진료 과정에서 A씨의 체온이 38도까지 오르는 고열 증세를 보이고, A씨가 “지난 7일 경기도 안산에서 중국인 바이어를 만났다”고 진술하면서 즉각 신종 코로나 의심자로 분류돼 음압 병상에 격리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 같은 상황을 통보받은 경찰은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 A씨가 이동한 과정에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대정ㆍ외도파출소 근무자 5명씩 총 10명과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와 상황실 직원 각 4명씩 8명, 의경 2명 등 모두 20명을 격리 조치했다. 경찰은 또 접촉 공간인 서귀포경찰서 1층 형사과와 대정파출소, 외도파출소 등을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결국 이날 오전 11시50분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A씨의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통지가 전달되면서 조치가 모두 해제됐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경찰관들을 격리한 것”이라며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와 현재는 파출소 폐쇄를 해제하고 모두 정상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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