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북한강 이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특히 정부가 야생 멧돼지 남하를 막기 위해 친 광역울타리 밖에서 발견된 첫번째 사례여서 인근 돼지 농가로의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7일 오후 1시쯤 강원 화천군 간동면 방천리에서 화천군 수렵단이 야생 멧돼지 1마리를 발견, 사살해 신고했다. 강원도는 시료를 확보해 정밀 검사한 결과 9일 밤 ASF 바이러스 양성 확진 통보를 받았다.
문제는 멧돼지가 포획된 장소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뿐 아니라 광역울타리 밖에 위치한 데다 북한강 이남에서 발견됐다는 데 있다. 광역울타리는 ASF에 감염된 멧돼지의 남하를 막기 위해 경기 파주ㆍ연천, 강원 철원ㆍ화천 등 접경지역에 설치한 차단망이다. 지난해 10월 12일 철원군 민통선 지역에서 ASF 감염 멧돼지를 처음으로 발견한 이후 작년 말까지 강원도 지역 ASF 감염 야생 멧돼지는 모두 철원지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화천에서 ASF 감염 멧돼지가 발견된 이후 이날까지 강원도내 ASF 감염 멧돼지 대부분이 화천지역에서 집중되고 있다.
동서를 가로질러 총 연장 209㎞에 걸쳐 설치한 광역울타리 밖에서 ASF 확진 멧돼지가 처음 발견됨에 따라 인근 지역과 남쪽의 양돈 농가에 치명적인 감염병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광역울타리 밑에서 감염 폐사체가 발견된 데다 생각보다 많이 퍼진 것으로 보여 ASF 총력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우선 현재 북한강 파로호보다 19km 가량 남하한 소양호를 새로운 남측 경계로 삼아 광역울타리 확장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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