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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다녀간 식당서 밥먹고, 간식 구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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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다녀간 식당서 밥먹고, 간식 구매하고…

입력
2020.02.10 19:00
수정
2020.02.10 19:3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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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권 구하기 나선 자치구들

보건소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송파구 ‘원가네칼국수’ 안을 방역하고 있다. 송파구 제공
보건소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송파구 ‘원가네칼국수’ 안을 방역하고 있다. 송파구 제공

“손님이 10명 왔다면 지금은 2,3명 수준이에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지 열흘이 다 돼가는데… 타격이 심하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인근에서 26년째 ‘원가네칼국수’를 운영해온 원재석(76)씨의 하소연이다. 지역 맛집으로 소문나 손님이 줄을 잇던 이 식당은 최근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5일 발생한 19번째 확진자가 자가격리 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부터다.

다음날 방역 조치를 한 후 정상 영업 중이지만 원상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원씨는 “손실이 많지만 그렇다고 장사를 접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믿고 방문해주신 손님들께는 매장 소독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 TV 화면을 보여주면서 안심하고 잡숫고 가시라고 계속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침체된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서울 자치구가 직접 나서고 있다. 10일 원가네칼국수에선 그간 일주일 가까이 텅텅 비어있던 11개 테이블이 가득 찼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직원 20명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것. 박 구청장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뿐 아니라 그 일대까지 보건소에서 철저히 소독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공기 중에 나온 바이러스는 대부분 이틀 안에 죽는다.

박 구청장은 1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파리바게뜨 헬리오시티’와 ‘교촌치킨 가락 2호점’도 연달아 방문했다. 직원 간식으로 20만원어치 빵과 닭 30마리(48만원어치)를 구매한 후 마스크 100개와 손소독제 10개씩을 제공했다. 구가 지역의 숨은 맛집을 소개하는 ‘송파슐랭가이드’를 통해 이들 업체를 홍보하기로 했다.

양천구는 오는 14일까지 청사 내 구내식당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근처 식당을 이용하라는 뜻이다. 평소 직원 700여명이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한 양천구 직원은 “특히 전통시장이 어렵다고 해서 이번 참에 근처 시장에서 만두 같은 분식을 사다 먹기도 했다”고 전했다. 구는 이후에도 당분간 일주일에 한 번씩 구내식당 문을 닫아 ‘상생의 날’을 운영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상공인에게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대책도 잇따른다. 성동구는 이날 ‘상반기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 65억원을 조기 지원한다고 밝혔다. 2% 저리에 4년간 최대 2억원까지 빌려준다. 영등포구도 중소기업육성기금을 기존 25억원에서 35억원까지 늘려 업체당 3억원 이내, 연 1.8% 저금리로 지원하기로 했다. 광진구도 중소기업육성기금 36억원을 마련해 업체당 3억원까지 연 1.5% 금리로 빌려준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그동안 방역에 중점을 뒀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생존 문제, 민생 문제가 중점이 될 것”이라며 “자영업자 문제 등 종합대책을 중점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다녀갔더라도 방역을 마친 곳은 ‘클린존’으로 선포해 시민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시는 조만간 소상공인 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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