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해학술진흥회에 5,000만원 기부
5년간 매년 10명에게 100만원씩 지원 가능해져
대학교를 지원하는 장학재단을 세운 선친의 뜻을 잇기 위해 같은 학교에 장학금을 내놓은 딸이 화제다.
10일 부경대학교에 따르면 최근 지정숙(72)씨가 부경대 장학재단 월해학술진흥회에 장학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지씨는 1세대 불어번역가로 동덕여대 불문과 교수와 한국번역연구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작품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지씨는 “해양수산분야 발전과 인재를 키우기 위해 평생을 바친 아버지의 뜻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장학금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지씨의 아버지는 고(故) 지철근씨로 1984년 부경대 전신인 부산 수산대 시절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 월해학술진흥회를 설립하고 1억원을 기부했다.
지철근씨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 상공부 수산국장을 지내며 우리나라 수자원 보호를 위해 1952년 동해 ‘평화선’ 제정을 주도하고, 1965년 한일어업협정을 총괄하는 등 수산해양분야 발전에 기여했다.
딸 지씨는 “아버지께서는 수산해양 분야의 미래를 위해 우수한 인재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젊은이들이 오대양육대주를 누비며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셨다”고 말했다.
월해학술진흥회는 설립 이후 해마다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지씨는 최근 저금리로 인해 기존 장학기금의 은행 이자 수익이 줄어들면서 장학금 규모가 축소되자 사재를 털어 5,000만원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로 이 장학재단은 추가로 5년간 매년 10명의 부경대생에게 100만원씩 장학금을 줄 수 있게 됐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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