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제목 영상에 경찰 비웃고, 욕설 쏟아내
지하철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행세를 해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유튜버가 경찰 영장 신청을 조롱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구속영장 두렵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란 제목으로 3분 정도 길이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이 시작되면 자신의 방인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A씨는 구속을 두려워하는 듯 연기를 했다. “무서워요”를 계속 외치면서 머리를 감싸기도 하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어 “너무 무서워 오줌을 쌌다”면서 생수통에 담기 물을 자신의 바지에 뿌리기도 했다.
A씨는 영상 중간쯤부터는 큰소리로 웃으면서 자신에 대해 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견찰’(개와 경찰을 합친 용어)로 표현해 비웃었다. 그는 영상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해서 100% (구속) 되는 것이 아니다”며 “검찰, 법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자란 XX들아” 등의 욕설도 이어갔고, 박장대소하며 “이런 진중한 상황에 웃으면 안 되는데 반성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5만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뒤인 9일에는 ‘전 장애인입니다. 제발 그만 좀 악플 다세요’라는 2분 후속 영상을 올려 자신을 비난하는 댓글을 올린 누리꾼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쯤 부산 지하철 3호선 전동차 안에서 갑자기 기침하며 “나는 우한에서 왔다. 폐렴이다.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라”며 신종 코로나 감염자 행세를 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유명해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사 후 경찰서를 나서는 모습을 브이로그(일상을 담은 동영상)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이 영상에서 A씨는 “범법행위를 저지른 게 아니라서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불안감을 조성한 점을 근거로 업무방해와 경범죄 처벌법상 불안감 조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11일 열린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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