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 투표 재검토 결과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이 1위를 확정 지었다. 이번 발표는 지난 3일(현지시간) 실시된 코커스 이후 개표 지연과 오류 등으로 신뢰성 논란이 제기되자 95개 기초 선거구에 대해 재확인 실시한 결과다.
8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재확인 결과 부티지지 전 시장(26.2%)은 아이오와에서 대의원 14명을 확보해 1위를 차지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6.1%)이 12명으로 뒤를 이었다. 샌더스 의원과 부티지지 전 시장의 득표율 차이는 0.1%포인트에 불과하지만, 가중치를 달리 두는 복잡한 코커스 규정 상 두 명 더 적은 대의원을 받게 됐다.
이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8.0%) 8명, 조 바이든 전 부통령(15.8%) 6명,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12.3%)은 1명을 각각 확보했다. 이번에 실시된 재확인(recanvass) 작업은 수작업으로 표를 일일이 새는 재검표(recount)와는 다르다. 재검표는 개표시 투표지에 대한 검사와 결과 합상 등이 정확히 이뤄졌는지 재확인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앞서 3일 저녁 미 민주당은 ‘대선 풍향계’라 할 수 있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치렀다. 그러나 앱 프로그램을 이용한 집계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 하루 가까이가 지난 4일 오후에야 62% 개표율 기준으로 첫 발표를 하는 등 극심한 혼선을 빚었다. 개표 작업이 지연되면서 최종 결과도 코커스를 치른 지 무려 사흘 만에야 발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표 지연’이라는 전례 없는 대혼란이 빚어지면서, 신뢰성 문제까지 불거지기 시작했다. 2위로 밀려난 샌더스 의원은 부티지지의 1위 성적에 대해 “의미 없다”고 깎아내리면서 자신이 최종 승리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6일 “대중의 확신을 위해 즉시 재검토를 시작하라”고 아이오와 민주당에 공식 요구했다.
아이오와 민주당은 이날 재확인 결과를 공개하면서, 표 환산과 집계 오류, 대의원 선정 논란 등에 대한 점검도 같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류 논란이 있던 95곳 중 선거구 55곳의 결과가 일부 수정됐다. 이는 아이오와 전체 기초선거구 1,765개 중 약 3%에 해당된다. 그 외 지역은 기존 투표 결과가 유지됐다.
블룸버그는 이날 재검표 결과로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약 6일간 이어진 혼선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다만 AP통신은 “여전히 일부 결과가 정확하게 작성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신뢰성 문제를 이유로 여전히 승자를 확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캠프 등도 재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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