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집값이 크게 올랐지만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지출되는 금융비용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10일 직방이 주택담보대출(LTV) 40%를 가정해 모의 실험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구입에 따른 평균 금융비용은 전년 동기 837만원보다 30만원 하락한 807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865만원)와 비교하면 58만원 하락한 수치다.
그 사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8년 4분기 6억3,927만원에서 작년 4분기 8억1,719만원으로 1억7,792만원 올랐다. 집값은 크게 상승했는데, LTV 비용은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이 같은 금융비용 부담 하락은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해 4분기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 실거래 가격은 3억8,556만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25만원(4.1%) 상승했다. 반면 금융비용은 같은 기간 380만원으로 3만원(0.9%)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가 잇따라 낮아진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1.50%로 결정한 데 이어 석 달 뒤인 10월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내렸다.
저금리가 지속되면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의 아파트 대출을 제한 및 금지한 상태여서 유동자금이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직방 관계자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낮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고 있고, 전세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2007년 중저가 아파트 시장 가격 급등 현상이 올해 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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