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입원 환자 41%가 병원 감염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병원 내 감염이 급속히 진행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뒷북 대응으로 의료진의 대량 감염 사태도 벌어졌다.
우한대학 중난병원 의료진이 지난 7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 병원에 지난달 1~28일 사이 입원한 신종 코로나 감염자 138명 중 41%가 병원 감염자였다.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도 40명에 달했다.
당초 신종 코로나 감염으로 의심받지 않았으나 나중에 감염 사실이 드러난 한 환자의 경우 10명 이상의 의료진을 감염시킨 ‘슈퍼전파자’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람 간 감염이 급속하게 일어났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병원 내 감염이 급속도로 진행된 배경은 신종 코로나 감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환자에 대한 늑장 대응 때문으로 추정됐다. 환자로부터 감염된 의료진 40명 중 31명은 일반 병동, 7명은 응급 병동, 나머지 2명은 집중치료실(ICU)에서 일했었다. 신종 코로나가 아닌 다른 병으로 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감염된 환자도 17명에 달했다.
지난 3일까지 138명 감염 환자 중 사망자는 6명으로 사망률은 4.3%였다. 퇴원한 환자는 34.1%가량인 47명이었다. 논문에 따르면 환자가 초기 증상을 보인 뒤 호흡 곤란상태를 보일 때까지 기간의 중위값은 5일이었고, 입원하기까지는 7일,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을 겪기까지의 기간은 8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감염자가 초기에 경증을 나타내다가 수일 내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사례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앞서 사망한 중국 의사 리원량의 사례처럼 중국 우한의 의료진은 신종 코로나 치료를 위해 사지에 내몰려 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 사태를 최초로 경고했다가 중국 공안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고, 7일 병원 내 감염으로 사망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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