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당국의 무능한 대응을 고발해 온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지난 6일부터 실종 상태라고 CNN 방송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처음 알렸던 우한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사망한 후 중국 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관련 글들이 빠르게 삭제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천추스의 실종이 당국의 검열 강화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CNN은 우한에서 비판적 보도를 이어 온 시민기자 천추스가 6일부터 가족 및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천추스의 가족은 그가 격리됐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으나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는 모르는 상태다.
또 천추스의 한 친구는 트위터 계정에 천추스 모친의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게시된 영상 메시지에서 천추스의 모친은 “온라인의 모든 분, 특히 우한의 친구들에게 아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천추스는 당국에 끌려갈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트위터에 로그인할 수 있는 계정 정보를 이 친구에게 남겼다고 한다.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 정보를 받아뒀던 친구는 “우리는 그의 안전이 걱정되고 실종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된다”고 CNN에 말했다. CNN은 우한 경찰 등에 접촉했으나 천추스 관련 정보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를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부가 천추스를 공정하게 대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제2의 리원량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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