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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 환자는 첫 ‘역순 확진’… ‘경증환자 통한 지역 전파’ 우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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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 환자는 첫 ‘역순 확진’… ‘경증환자 통한 지역 전파’ 우려 커졌다

입력
2020.02.10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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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 방문 아들 부부인 26번ㆍ27번 환자보다

전염된 70대 여성이 먼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

25번째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 입구에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4번환자 1명이 완치돼 이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뉴시스
25번째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 입구에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4번환자 1명이 완치돼 이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경증환자를 통해 지역사회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증상이 경미한 탓에 발병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한동안 주변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후베이성 외 지역에 대한 위험지역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광둥성에서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 가족간 감염을 일으켜 방역 ‘구멍’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9일 국내에서 25번째로 발병이 확인된 환자의 경우, 중국 광둥성에서 귀국한 며느리(27번째 확진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며느리는 이날까지 잔기침 증상만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람보다 받은 사람이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역순 확진’ 사례는 국내에선 처음 나타났다.

[PYH2020020913460001300] <YONHAP PHOTO-3714> 마스크 입국행렬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9일 오후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중국 외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주요 국가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2.9 uwg806@yna.co.kr/2020-02-09 17:13:1
[PYH2020020913460001300] <YONHAP PHOTO-3714> 마스크 입국행렬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9일 오후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중국 외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주요 국가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2.9 uwg806@yna.co.kr/2020-02-09 17:13:1

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5번 환자(경기 시흥시 거주)는 73세 한국인 여성으로 6일부터 발열과 기침, 인후통 증상을 보여 8일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돼 분당서울대병원 격리병상에 입원했다. 중대본은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개인 사업차 중국 광둥성을 방문하고 귀국한 아들 부부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부부 역시 이날 오후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격리됐다. 이들은 각각 26번(51세 한국인 남성), 27번(37세 중국인 여성) 환자로 분류됐다.

25번 환자는 정부와 학계가 경고한 경증환자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다. 실제로 25번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며느리는 4일부터 잔기침 증상을 보였지만 선별진료를 받지 않았다. 아들은 어떤 증상을 보였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25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다음에야 아들 부부에 대한 검사가 진행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젊고 건강하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억제해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늦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경증환자뿐만 아니라 무증상 또는 잠복기 감염도 신종 코로나를 지역사회에 퍼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발병 이전의 잠복기 또는 발병했지만 신체적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운 무증상 기간에 있는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런 환자로부터 감염원을 찾아내기가 어려운 연결고리가 없는 또 다른 환자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김우주 교수는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콧물이나 몸살 기운이 먼저 나타나는 환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경증환자를 조기에 찾아낼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중심으로 발병 의사환자(의심환자)를 찾아내고 있는데 이미 지난 7일 의심환자로 분류하는 지역범위를 중국 후베이성에서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 이후 확진 검사가 진행 중인 의심환자는 오전 9시 기준 8일 620명에서 9일 920명으로 급증한 상황이다. 콧물이나 몸살 기운 등이 신종 코로나 초기 증상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이러한 가벼운 증상까지 의심환자 기준에 포함할 경우, 검사 대상자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흥시에 따르면 25번 환자는 앞서 7일에도 관내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격리되지 않았고, 8일 두 번째 방문에서야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의심환자들이 몰리면서 제대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증상이 미약해서일 수 있다.

김남주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분과장은 “경미한 증세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까지 검사하게 되면 방역 범위가 너무 넓어져서 환자를 놓칠 수 있다”면서 “보건당국 입장에선 의심증상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시흥=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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