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취임 후 첫 전국검사장 회의
지방 격려방문도 순차적 진행
청와대를 겨냥한 권력수사가 이어지면서 그간 대외활동을 피해왔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국 검사장 회의와 지방순회 일정을 소화하면서 공개 행보에 나선다. 전국 검사장 회의와 지방순회는 지난해 7월 총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주요 수사가 일단락된 뒤 조직 추스르기에 나선 윤 총장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4ㆍ15 총선에 대비한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를 개최한다. 18개청 지검장과 59개청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선거사범 수사 대응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전국 검사장 회의에는 지난달 검사장 인사에서 지방으로 이동한 참모들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오랜만의 재회 자리가 될 전망이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울산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박찬호 제주지검장을 비롯해, 과학수사부장이던 이두봉 대전지검장, 대검 인권부장이던 문홍성 창원지검장, 공판송무부장이던 노정연 전주지검장이 모두 회의 참석 대상이다.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권역별 지방 검찰청 격려방문도 진행한다. 첫 방문지는 부산이다. 윤 총장은 13일 부산고검을 방문해 양부남 부산고검장과 권순범 부산지검장,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달 인사에서 지방 고검 등으로 발령 난 참모진을 자연스럽게 위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검사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 시절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이끌다가 부산고검으로 좌천됐다.
윤 총장은 취임 직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지방순회 등 대외일정을 대부분 생략했다. 총장이 대검 밖의 일정을 잡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주요 수사가 휴지기에 들어서면서 대외행보를 재개할 명분을 찾은 셈이다.
특히 지방순회는 조직 추스르기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가 장기간 이어지는 와중에 검찰 내부도 ‘윤석열 사단’과 ‘친문 검사’로 분열된 게 사실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ㆍ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까지 통과되면서, 일선 검사들을 직접 대면하고 검찰 조직의 화합을 도모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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