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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모르고 놓치는 다양한 복지혜택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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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모르고 놓치는 다양한 복지혜택 알려드립니다”

입력
2020.02.0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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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정 대구보훈병원 의료사회복지사

전수정 사회복지사는 대구보훈병원에서 일한다. 그는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해 퇴원과 재활, 사회 복귀에도 도움을 준다”고 소개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전수정 사회복지사는 대구보훈병원에서 일한다. 그는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해 퇴원과 재활, 사회 복귀에도 도움을 준다”고 소개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사회복지사 전수정(47)씨는 대구보훈병원에서 일한다. 명함을 내밀면 대개 고개를 갸우뚱한다. 사회복지사가 왜 병원에서 일하냐는 반응이다. 전 의료사회복지사는 “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의료사회복지사”라고 강조했다.

“의료사회복지사는 보건의료 영역의 전문 사회복지사입니다. 환자의 질병 예방과 회복, 사후관리를 맡고 있고, 입원 전·후에 사회적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의료와 관련해 다양한 혜택들이 존재하지만 환자들이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의 처지와 상황에 맞는 복지 혜택을 소개하고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병원에 입원한 후 막막했는데 솟아날 구멍을 찾았다”는 말을 제일 자주 듣는 이유다.

얼마 전 그런 환자가 있었다. 하루는 간호사실에서 “어르신이 퇴원을 안 하려고 한다”고 전해왔다. 간호사에 따르면 입원해 있는 동안 아들이 한 달 이상 휴직계를 내고 어르신의 간병을 해왔는데, 복직을 앞두고 집에 환자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퇴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 의료사회복지사는 어르신의 병명이 대퇴골 골절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장기요양등급을 받게 해드린 후 이를 근거로 요양병원이나 노인주간보호시설을 통해 낮 동안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모든 일을 처리한 뒤에 아들이 사회복지사실로 찾아와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정말 막막했는데 길을 알려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삶의 희망이 보입니다.”

“뭐가 필요하세요?” 먼저 물어보는 것이 중요

전 의료사회복지사의 꿈은 원래 교사였다. 그러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살고 싶은 마음에 사회복지학과로 진로를 바꾸었다. 막상 대학에 입학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1학년 때는 마음을 붙이지 못해 잠시 방황하다가 2학년부터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의료와는 우연히 인연을 맺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정신병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 것이 계기였다. 4학년 때는 주 2회 이상 정신병원을 방문했다. 일본 정신요양시설에 한 달간 실습을 다녀오기도 했다.

졸업이 다가올 즈음 봉사활동을 다녔던 병원에 채용공고가 떴다. 즉시 지원해 병원에 입사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해서 야근을 자처한 적도 많았다.

약 5년 정도 경험을 쌓으며 근무하는 동안 법이 바뀌었다.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대학병원에서 약 1년간 무급 수련을 거쳐야 했다. 5년간의 경력을 뒤로한 채 1년 동안 대학병원에서 근무한 뒤 복직했다. 이후 2005년에 대구보훈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덧 의료사회복지사 생활이 20년차다. 그럼에도 아직 숙제가 많다. 나름 베테랑이 되었다고 자부하고 어르신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수시로 들을 만큼 역할이 많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을 느낄 때가 적지 않다.

“입사 초기에는 제가 아는 것으로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하는 조언을 주로 했어요. 지금은 일단 깊이 들어봅니다. 어떤 걸 원하세요, 하고 물어보면 보다 정확한 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걸 새삼 느낀 때문입니다.”

진화하는 의료사회복지제도

공부도 계속하고 있다. 나름 다양한 제도를 꿰고 있긴 해도 아직 모르는 분야도 많기 때문이다. 혜택을 주는 기관과 이를 받는 사람 사이를 보다 원활하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공부와 정보 습득이 필수다.

“의료사회복지도 진화하고 있다. 질환별로 영역이 나뉘고 있어요. 이를테면 암, 뇌졸중 등의 질환별로 전문적인 서비스가 들어가는 것이죠. 수도권에서는 벌써 의료사회복지사가 영역별로 나뉘어져 관리에 들어가지만 지방병원은 아직 인원이 많지 않아 1-2명이 총괄해서 관리합니다.”

전 의료사회복지사는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지지자, 촉진자, 중개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들을 훌륭하게 수행하려면 매일 매일 더 노력하고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아직도 병원에서의 사회복지사 존재를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병원에 사회복지사 사무실(사회사업실)이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도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한 숙제입니다.”

사회복지사에 대한 인식도 걸림돌이라고 했다. 사회복지라고 하면 가난한 사람을 떠올리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고 했다. 누구든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은 만큼 수혜자를 찾는 것이 제일 큰 일이다.

“입원한 분들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존재와 역할을 알리는 것이 너무 중요합니다. 그래서 매일 병실을 돌면서 환자들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거죠.”

전 의료사회복지사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이 강산이 두 번 변했지만, 사회복지사만큼 열정과 초심이 필요한 직업이 없는 것 같다”면서 “그런 자부심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진승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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