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당국이 국제 크루즈선의 자국 입항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최근 대만을 경유해 일본에 도착한 대형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7일 대만 빈과일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대만 보건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과 홍콩 등 다른 나라에서 크루즈 여행객의 신종 코로나 감염이 늘어남에 따라 국제 크루즈선의 대만 입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복리부 부장은 “크루즈선 집단 감염과 관련한 방역 전문가 의견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이날 입항할 예정인 크루즈선 ‘슈퍼스타 아쿠아리우스’에 대해선 도착하는 대로 보건당국 관계자가 승선해 승객들에게 발열 등 이상 조치가 없는지 살핀 뒤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나하(那覇)에서 대만을 향해 항행 중인 아쿠아리우스호에는 대만인 1,709명, 한국인 1명 등 총 1,738명이 탑승해있으며 이중 40여명은 14일 이내 중국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여행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번 조치로 오는 3월 말까지 112회에 이르는 크루즈선의 입항이 취소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여행객 14만4,000여명이 줄고 1,200억 대만달러(약 4조7,000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61명이나 발생하면서 이 배가 대만에 입항했을 때 하선한 2,694명이 들른 대만 유명관광지에선 긴급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해당 크루즈선의 승객들이 타이베이 101 빌딩, 룽산쓰(龍山寺), 지룽(基隆) 야시장 등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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