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51) 감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다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에 참가했다. 영화 ‘기생충’의 흑백판 세계 첫 상영을 맞아서다. 이후 뉴욕 미국작가조합(WGA)상 시상식에 들러 각본상을 받고선 영국 런던으로 이동, 2일 열린 제73회 영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봉 감독은 각본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챙긴 뒤 4일 런던 번화가 소호의 한 극장에서 ‘기생충’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런던 일정을 마친 봉 감독은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 파티와 점심 행사 등 여러 공식 모임을 소화하고 있다.
봉준호는 유랑 중이다. 지난달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40일 넘게 해외 유랑 생활을 하고 있다. 봉 감독은 해외 유랑 중 골든글로브상, 미국감독조합(DGA)상, 배우조합(SAG)상 시상식 등에 참석하고,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봉 감독이 지난해 5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인터뷰한 해외 매체만 500곳이 넘는다.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 이앤에이의 곽신애(52) 대표도 마찬가지 신세다. 지난달 2일 출국했다가 21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일’이 커지면서 해외에서 한 달 넘게 보내고 있다. 주로 봉 감독과 함께 움직인다.
배우들은 미국 입출국을 반복하고 있다. 배우 송강호(53)의 경우 골든글로브상, SAG상,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을 오갔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기생충’ 사단의 유랑은 9일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끝나면 일단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한국 영화 역사 최초 수상을 노린다.
곽 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을 통해 “상이야 큰 상일수록 많이 받을수록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들 충분히 멋지고 장했다 수고했다’고 서로에 말해주며 포옹하며 마무리할 수 있는 데까지 이미 도달”했다며 “‘즐겁게 완주하겠다’고 말했던 그 목표를 향해 일정의 마지막 날까지 힘 내보겠다”고 밝혔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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