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3년 연속 적자 경영을 초래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배 이상 확대되면서 2009년 법정관리 시절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출시하는 신차도 없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나 뾰족한 자구안 없이는 경영위기가 심화될 전망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2,819억원, 3,41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30%, 454% 확대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2.2% 감소한 3조6,239만원으로 집계됐다.
쌍용차는 2017년 65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998억원의 영업손실이 나타나며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2009년(2,934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12분기 누적 적자는 4,000억원을 넘어섰다.
쌍용차는 이런 실적 부진 원인으로 ‘수출부진’을 꼽았다. 실제 지난해 수출물량은 전년 대비 19.7% 감소한 2만7,446대에 불과했다. 또 다른 이유는 쌍용차 부활을 이끌었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볼리’ 부진이다. 티볼리는 2016년 동급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쌍용차 흑자 전환까지 이끌어냈지만, 지난해는 기아차 ‘셀토스’, 현대차 ‘코나’ ‘베뉴’ 등과 경쟁하며 생산량이 22% 감소했다.
쌍용차는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올해가 더 큰 문제다. 2016년 티볼리, 2017년 G4렉스턴, 2018년 렉스턴 스포츠, 2019년 코란도 등 매년 신차를 출시해오면서도 경영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는 경쟁 업체인 현대ㆍ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모두가 SUV 신차를 내놓기 때문에 좀 더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9일간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쌍용차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말 추가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사가 함께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대주주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방한해 2,3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고, 포드와의 글로벌 제휴 등을 통해 3년 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면서 산업은행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아직 상용차에 대한 자금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흑자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좀 더 확실한 자구안을 마련해야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신차 경쟁, 내년에는 환경규제로 인해 점차 어려운 경영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2009년 사태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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