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16번 환자의 오빠… 신종 코로나 지역감염 불안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2번째 확진자가 전남 광주와 나주를 오가면서 최소 200~300명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보름 가까이 일상생활을 해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22번째 확진자인 46세 남성이 양성으로 확인돼 조선대병원에 격리됐다. 22번째 확진자는 16번째 확진자(42)의 오빠로 그동안 자가격리 중이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5일 설을 맞아 나주 모친의 집을 방문한 16번 환자 부부와 18번 환자를 포함한 조카 3명 등 7명과 함께 식사했다. 이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7명 중 3명이 현재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동생 가족은 식사 후 광주로 돌아갔고, 22번 환자와 그 가족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최근까지 일상생활을 이어왔다.
특히 이 환자는 생활거주지는 나주인데 직장은 광주에 있어, 생활반경이 매우 넓었다. 여동생인 16번 환자보다 접촉자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되면서 지역사회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우편집중국에서 인력관리 등 업무를 맡은 22번 환자는 자가격리 전 동료 200~300명과 접촉했다고 알려졌다. 광주우편집중국뿐 아니라 생활거주지인 나주와 이 지역 빛가람동 농협하나로마트, 농산물매장, 나주 혁신도시 인근 식당 등도 들렀다.
22번 환자와 함께 생활하던 자녀들도 최근 해외와 타지로 나가 감염증 확산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 남성의 부인은 조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아들은 지난 23일 광주 21세기병원에 복통으로 하루 입원을 하기도 했다. 26일에는 1개월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나 현재 영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충남 천안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은 지난달 28일 해당 지역으로 이동했다. 현지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전남도 등은 이들 자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한편 아들에게는 조기 귀국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22번 환자가 사는 마을의 경로당에서 지난달 열린 잔치에 이 환자의 모친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경로당도 폐쇄됐다. 모친은 조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잠복기를 고려한 14일 격리 기간 이상 증세도 없었다.
광주우편집중국은 전날 청사를 임시폐쇄하고 직원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시설ㆍ장비에는 방역 조치를 했다. 농협하나로마트도 8일까지 나흘간 영업을 중단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이동 경로와 접촉자 확인 등 역학조사를 하고 있으며 감염병 확산 차단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나주=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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