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여성 임직원과 재무상담사로 구성된 ‘맘스케어 봉사단’의 봉사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관악구 동명아동복지센터를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허그토이’를 안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의 여성 임직원과 재무상담사(FP)로 구성된 ‘맘스케어(Mom’s Care) 봉사단’은 2014년부터 매달 한번씩 보육원을 찾았다. 아이들과 일대 일로 짝을 이뤄 부모 역할을 대신하고 아동발달 전문가를 초청해 함께 놀이치료를 진행하거나 일상생활을 경험해왔다.

하지만 봉사단원들은 매번 아쉬움이 남았다.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아이들에게 부모 품의 ‘따뜻한 포옹’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나온 것이 애착인형 ‘허그토이’(Hug Toy)다.

허그토이는 한화생명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무연고 시설 만 3세 미만 아이들의 ‘정서적 골든타임’을 지켜주기 위해 지난해 제작한 인형이다. 맘스케어 봉사단 소속 봉사자들이 직접 스케치한 그림에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제작했다.

애착인형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국립과학회에 따르면, 만 3세 미만 아동들의 정서적 안정은 성장ㆍ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며,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 허그토이는 일반 가정 아이들에 비해 애착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보육원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물인 셈이다.

게다가 허그토이는 단순한 인형이 아니다. 가슴으로 더 많이 안아주고 싶다는 봉사단의 마음이 반영됐다. 부모의 온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심장소리를 들려주는 ‘엄마소리 디바이스’ 기능이 추가됐다. 이 기능은 ‘허그토이’를 품에 안으면 청진기와 저주파 스피커를 통해 심장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허그토이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한 달여 간 여러 온ㆍ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온라인에서는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시태그 이벤트를 진행했고 참여자에게는 앞치마, 키링, 볼펜 등으로 구성된 허그토이 굿즈 키트를 제공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어린이 직업 체험 공간인 ‘키자니아’에서 허그토이를 이용한 ‘품 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시설에서 소개하는 90여 가지 직업 중에 자원봉사자를 소개하는 첫 프로그램이었는데, 옷 입히기나 도움주기 등 보육시설의 아동을 돌보는 과정을 체험하는 동시에 허그토이를 포옹해 품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화생명 해피프렌즈 청소년봉사단이 지난 1월 16일 강원 영월군에서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은 임직원ㆍFP 봉사단 활동 외에도 2006년부터 월드비전과 함께 ‘해피프렌즈 청소년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300여명의 전국 지역 청소년들이 다양한 주제를 직접 기획해 자신들의 시각으로 주도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청소년들은 학교폭력 예방, 환경 보호, 다문화 존중, ‘선플’달기 운동 등을 벌여 왔다.

해피프렌즈에 참여한 청소년은 지난해에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시선’이라는 주제로 활동했다. 주변의 사회문제를 청소년이 직접 찾아내고 창의적으로 해결한다는 취지로, 활동과정을 직접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해 SNS를 통해 전파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구 수성고등학교 학생 10명의 활동이었다. 이들은 등굣길의 안전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등굣길에는 보도 구분도 없었지만 안전을 위한 펜스도, 가로등도 없었다. 불법 주차된 차량이 늘 빼곡했다. 가파른 경사로 인해 겨울철 도로가 미끄러워지면 걷기 힘들었다.

고등학생이라 서투를 것 같았지만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놀라운 실행력을 보였다. 같은 학교 학생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공감대를 얻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ㆍ진행했다. 수성구청의 공무원을 면담하고 수성구의회 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문제 해결을 건의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노력은 실제 변화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수성구는 등굣길 언덕에 미끄럼 방지 보도블록과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 등ㆍ하교시간 불법주차 집중단속을 통해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했고 골목길에는 LED 가로등도 설치됐다.

수성고 학생 외에도 성과를 낸 청소년 팀은 여럿이다. 강화군 덕신고등학교 학생들은 강화도 내 버스의 긴 배차 간격과 비효율적인 경유지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건의해, 군청으로부터 오는 3월 개선 약속을 받았다. 천안시 북일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은 천안 버스종합터미널의 무인 발권기와 스마트폰 예매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무인 발권기 안내 직원 배치를 건의해 실현하기도 했다. 청소년의 열정과 헌신, 노력이 실제로 세상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해피프렌즈 청소년봉사단은 지난 16일 겨울캠프를 끝으로 1년간의 활동을 서로공유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보냈다. 캠프 도중 강원도 폐광지역에서 연탄배달 봉사활동도 펼쳤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은 물론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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