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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타고 불어온 조선업계 훈풍, ‘빛 좋은 개살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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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타고 불어온 조선업계 훈풍, ‘빛 좋은 개살구’ 우려

입력
2020.02.07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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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한국 조선업계 LNG선 수주 현황.
[저작권 한국일보]한국 조선업계 LNG선 수주 현황.

지난해부터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조선업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NG선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올 한 해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막상 지난해 실적을 뜯어볼 때 올해 역시 ‘빛 좋은 개살구’ 에 그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이다.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드릴십 망령’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낮아진 시장 선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화려했던 과거를 당분간 재현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6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15조1,826억원의 매출액을 공시했다. 겉보기에는 매우 양호한 성적표. 하지만 문제는 당기순이익이었다. 운휴 등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등 영업 외 비용이 발생하면서 회사가 4분기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결국은 적자’이긴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한 해 매출액이 39.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아예 반토막이 났다. 당기순이익도 1조11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적자폭은 3배 넘게 늘었다. 증권업계는 아직 나오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실적을 추정하면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에서 각각 전년대비 14.8%와 48.6% 감소할 것이라는 수치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골치거리로 전락한 드릴십(원유가스시추선)을 언급한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당기순손실의 원인으로 ‘드릴십 비용’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재고 자산의 평가 손실과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해 드릴십 1대당 연간 약 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각각 5척과 1척의 드릴십 계약이 취소돼 처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처분이 쉬운 게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면서 “현재 전세계 드릴십 가동율이 2017년 64%에서 올해 말에는 80% 수준까지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액 증가에 비해 수익률이 낮아진 것도 조선업계가 당면한 현실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조선업계의 저가 발주 등으로 선가가 과거에 비해 낮아진 탓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때 5~10%의 수익률을 보이던 때와 지금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의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NG선 등은 과거 해양플랜트 부실 때와는 달리 한국 조선업계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2016, 2017년도에 해양 관련 발주가 거의 없던 시절에 비해 LNG선 발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만 봐도 시장은 분명 살아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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