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무혐의 종결 3년 만에 스폰서가 경찰 고발
고교 동창에게 금품과 향응 접대를 받았던 김형준(50) 전 부장검사가 변호사에게도 뇌물을 받았다는 과거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김 전 부장검사와 옛 동료 박모(50) 변호사의 뇌물수수ㆍ공여 혐의 사건을 중대범죄수사과에 배당해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해당 사건은 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로 알려진 중ㆍ고교 동창 김모(50)씨가 경찰에 직접 고발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박 변호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서 수사를 받던 지난 2016년 3~9월, 박 변호사에게 세 차례에 걸쳐 총 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단장을 맡던 김 전 부장검사가 2016년 1월 예금보험공사로 파견된 직후다.
대검찰청은 2016년 9월 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도 그가 박 변호사로부터 빌린 4,000만원은 뇌물로 인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전 편의를 얻었다는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김씨는 김 전 부장검사가 박모씨에게 받은 돈이 빌린 돈이 아닌 뇌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장이 합수단을 떠난 이후였지만 남부지검 수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김 전 부장검사 소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 전 부장검사 조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2월 김씨를 ‘스폰서’로 두고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500만원, 추징금 998여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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