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20여년 만에 대검 방문... 35분간 회동, 갈등 봉합 계기 기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회동했다. 법무부 장관이 대검을 직접 찾은 것은 20여년 만이다. 지난달 7일 첫 상견례 이후 검찰 인사 파동과 청와대 수사를 둘러싸고 충돌을 거듭한 터라 관계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33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윤 총장을 만났다. 회동은 법무부 조남관 검찰국장과 심우정 기획조정실장, 대검 구본선 차장검사와 이정수 기획조정부장 등 참모들 배석한 가운데 35분 정도 이뤄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추 장관은 우선 윤 총장에게 서울고검 청사에 법무부 대변인실 사무실(분실)을 마련해준 데 고마움을 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추 장관은 오전 11시 10분쯤 대변인실 개소식에서 취재진에게 “어디 마을에 가면 그 마을에도 인사하는 게 예의”라며 “잠시 들러 환담했는데 이 공간 마련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어 검찰개혁에서 검찰이 주체로서 적극 동참하고 법무부와 소통하자고 강조했다고 한다. 추 장관은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의 후속조치와 관련해 “여러 제도나 법령 개선 작업을 위해 검찰의 실무 경험을 전달해 달라”고 윤 총장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권력기관 개혁 후속 조치 관련 보고를 받고서 “국가수사 총역량을 유지하는 원칙 아래 개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을 윤 총장에게 전달했다. 윤 총장도 이에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날 회동은 추 장관이 먼저 대검 방문을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남관 검찰국장은 “법무부 장관이 대검에 방문한 것은 20여년 만의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상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화합의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총선 이후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 다시금 법무부와 검찰의 마찰은 극심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추 장관은 최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의 국회 제출 거부를 강행하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아울러 윤 총장 책임 하에 이뤄진 최강욱 비서관 기소를 놓고 추 장관이 빼든 감찰 카드를 두고도 법무부 측은 “아직 철회한 게 아니다”는 반응이다. 검찰 관계자도 “속단은 금물이다. 검찰에 우호적 환경은 좀처럼 없을 것”이라 경계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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