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연장ㆍ체류유예 특별조치 시행에 “많이 고마워”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는 현 상황에서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 동포들의 체류기간을 연장해 주는 조치를 취한 것에 중국 동포들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는 6일 페이스북으로 “법무부가 출국 만료일을 앞둔 중국 동포를 위해 출국 유예 조치를 취해준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며 “중국 동포들은 ‘한국 정부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앞서 3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중국 출국을 주저하는 국내 체류 중국 동포들을 위해 체류연장ㆍ체류유예 특별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자는 방문취업(H-2)ㆍ동반가족(F-1)ㆍ동포 방문(C-3-8) 체류자격 소지자여야 한다. 또 체류기간이 1개월 미만일 경우에만 해당한다.
정부의 특별조치 시행 발표 이후, 중국 동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지금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야 할 상황이었는데 이 특별조치로 한숨 돌렸다”(dd****), “이거 없었으면 당장 불법 체류자 될 뻔 했다”(왕**) 등 특별조치를 환영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김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정부의 특별조치 시행에 중국 동포들이 감사해하고 고마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에 일고 있는 중국 혐오증 ‘시노포비아’에 우려를 표했다.
김 대표는 “중국 동포들에 대한 반감, 혐오 조장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확실히 동포들이 위축되고 있다”며 “중국 동포들에 대한 반감에는 그들의 ‘마스크 사재기’도 원인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마스크를 많이 필요로 하는데, 마스크 유통 중간 상인을 한국어를 잘하는 중국 동포들이 많이 한다”며 “마스크 사재기는 국민적 반감을 사게 되는 행위다. 동포들에게도 국민 여론이 안 좋으니 이런 행동에 대한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도 신종 코로나 확산 관련해 중국인 또는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표현 자제를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SNS를 비롯한 온라인에 중국인 또는 중국동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며 “감염증에 대한 공포와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 돌리는 혐오표현은 현 사태에 합리적 대처를 늦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증오를 선동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 학생의 수업 참석을 금지하고, 아시아인을 모욕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 또한 다른 공간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인류애와 연대로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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