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감염자 52명 정보 분석]
치사율은 0.3~0.6%로 전망
WHO 추정치 2%보다 낮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환자 2명 중 1명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은 효과가 크지 않은 봉쇄에 집중하기보다 감염 후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큰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를 위한 의료체계 정비를 촉구했다.
니시우라 히로시(西浦博) 홋카이도대 교수(이론역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4일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추적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중국ㆍ독일ㆍ베트남 등지의 감염자 52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감염 환자 A에게서 증상이 나타난 후 A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환자 B의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간은 평균 3.8일이었다. 이는 현재 보고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인 평균 5일보다 짧다. 연구팀은 이를 “환자로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잠복기 중에도 타인에게 신종 코로나를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 1명으로부터 2.2명이 감염된다는 가정 하에 분석한 결과 환자 2명 중 1명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로부터 감염됐다는 결과를 얻었다.
니시우라 교수는 ‘잠복기 감염’의 가능성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의 유입을 봉쇄하는 조치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며 유행을 피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일본에서 유행할 가능성을 대비해 감염 후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큰 고령자와 다른 지병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의료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다만 실제 치사율은 0.3~0.6% 정도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니시우라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사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현재까지의 치사율 추정치 2% 안팎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2003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의 치사율 9.6%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다. NHK방송은 연구팀의 분석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분석에 활용된 데이터가 적어 최종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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