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을 뜯으면 교환이나 환불이 안 된다는 ‘개봉 시 반품 불가’ 문구를 소비자에게 고지한 신세계와 우리홈쇼핑이 과태료를 물게 됐다. 소비자의 청약 철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공정위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면서 포장, 홈페이지 공지사항 등에 이 같은 내용을 고지한 신세계(현 SSG닷컴)와 우리홈쇼핑(채널명 롯데홈쇼핑)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각 250만원씩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세계는 2017년 4~6월 온라인 쇼핑 사이트 11번가를 통해 가정용 튀김기를 판매하면서 제품 상자에 ‘상품 구매 후 개봉(박스/포장)을 하시면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합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우리홈쇼핑은 2018년 2월~2019년 4월 사이 지마켓, 롯데홈쇼핑 쇼핑몰을 통해 공기청정기와 진공청소기를 판매하면서 홈페이지 내 제품 상세소개 페이지에 ‘제품의 포장(박스) 개봉 또는 제거 시 반품이 불가능합니다’라고 고지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내건 문구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이라고 봤다. 법에서는 소비자가 계약 서면을 받거나 재화를 공급 받은 뒤 7일 이내에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는데, ‘소비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재화 등이 멸실ㆍ훼손된 경우’에는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다. 다만 법은 ‘재화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에는 청약철회 예외 사유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업자들이 ‘환불 불가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거짓된 사실을 알려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에서 제품 포장을 개봉하더라도 상품 가치 하락이 없다면 반품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소비자의 정당한 청약 철회권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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