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강연희 소방경은 2018년 4월 전북 익산시에서 구급 활동 중 취객에게 욕설을 듣고 그가 휘두른 손에 머리를 맞았다. 그는 이후 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에19서 치료를 받았으나 한 달여 만에 숨졌다. 지난해 119구급대원의 폭행 피해는 205건에 달했다. 2017년 168건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구급 현장에서 폭행 행위에 노출되는 119구급대원을 보호하기 위해 구급차에 '폭행 자동 경고ㆍ신고 장치'가 설치된다. 5일 소방청에 따르면 폭행 자동 경고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구급차에 경고 방송이 나오고, 신고 버튼을 누르면 119와 112상황실로 해당 응급차의 위치가 전송된다. 그간 구급대원들은 구급차에서 취객 등의 폭행을 통제하기 어려웠다. 차 내 환자실이 운전석과 벽으로 분리된 데다 사이렌 소리가 워낙 커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이 운전원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았다. 이 장비 설치로 운전원은 운전석에 설치된 경고등 점등 여부 등을 확인해 구급대원과 함께 폭행 대응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소방청은 올해 상반기부터 제작되는 구급차 225대에 우선 폭행 자동 경고ㆍ신고 장치를 단다. 내년까지 현재 운행 중인 1,586대의 구급차에 설치를 끝낼 예정이다. 소방청 강대훈 119구급과장은 “폭력행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 구급대원의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제도와 시설 측면 모두 힘쓰겠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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