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 서울중앙지검. 서재훈 기자

2018년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8곳 비서관실이 개입하는 등 청와대 조직이 총동원된 정황이 드러났다. 이런 대규모 개입이 가능하게 했던 ‘윗선’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5일 동아일보가 입수해 공개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의 송 시장 등 13명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하명수사’, ‘선거공약 설계’, ‘단수공천’ 의혹에는 민정수석비서관실을 비롯해 민정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실, 정무수석비서관실, 인사비서관실, 국정상황실, 사회수석비서관실, 균형발전비서관실(현 자치발전비서관실) 등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직제 조직 8곳이 나섰다.

공소장에 따르면 먼저 청와대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해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이 지휘한 경찰 수사 상황을 총 21회, 엿새에 한 번 꼴로 보고 받으며 챙겼다. 경찰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국정상황실에 압수수색 관련 상세 진행상황, 관련자들의 진술 요지 등을 보고했고, 특히 이 같은 내용은 조국 전 민정수석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송 시장이 황 청장을 만나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구체적으로 청탁한 내용도 공소장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는 이후 송 시장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수집한 김 전 시장 첩보가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을, 박 전 비서관을 거쳐 경찰에 하달된 정황도 담겼다. 백 전 비서관이 박 전 비서관에게 첩보를 건네며 “경찰이 수사 중인데 밍기적거리는 것 같다”고 엄정한 수사를 부탁해달라고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에는 ‘하명수사’ 외의 혐의에도 청와대가 전방위로 나선 정황이 담겼다.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송 시장을 만나 김 전 시장이 추진해 오던 울산 산재모병원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연기를 요청 받고 이를 수락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송 시장은 이후 청와대를 직접 방문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석 전 사회정책비서관에게도 같은 부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에는 예타심사 조사가 2017년 11월 종료됐음에도 송 시장에게 유리한 이듬해 5월까지 결과 발표를 미뤘다는 사실도 들어갔다.

송 시장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 회유 작업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도 포함됐다. 특히 송 시장의 과거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은 송 시장과 함께 임 전 최고위원 측근을 만나 ‘송 시장이 대통령과 친구니 출마하지 않으면 공기업 사장이나 차관 등 자리를 충분히 챙겨줄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임 전 최고위원에게 “공기업 사장 등 자리를 선택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한 전 수석 지시를 받은 당시 인사비서관 선임행정관 역시 임 전 최고위원에게 “가고 싶은 곳을 알려달라”며 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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