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구매 선수 명단 도핑방지위원회에 넘겨
“자격정지 등 제재 목적으로 넘겼다…13일쯤 이름 등 정보 공개”
정부가 불법 스테로이드를 구매한 운동선수 15명의 명단을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제공하면서 체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들에 대해 ‘자격정지’ 등 제재를 목적으로 제공한다고 적시해 후속조치에 따라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불법 의약품 유통과 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 등 불법 의약품을 구매한 운동선수에 대한 정보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백동화스테로이드로도 불리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황소의 고환에서 추출ㆍ합성한 남성스테로이드(테스토스테론)의 한 형태로 특히 근육의 성장과 발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 복통, 간수치 상승, 단백뇨, 관절통, 대퇴골골두괴사, 팔목터널증후군, 불임,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의료진의 진료를 바탕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단호해 보인다. 식약처는 “그간 유통ㆍ판매자 위주의 단속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매자에게 경각심을 주고 운동선수들 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선수ㆍ지도자 자격정지 등 제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게 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구매자인 운동선수들에게도 철퇴를 가하겠다는 얘기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보디빌더 등의 불법 약물 복용 사실과 불법 의약품이 인터넷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정황을 확인,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불법으로 제조ㆍ판매한 자, 선수를 상대로 개인 맞춤형 약물 복용방법을 지도하고 판매한 일명 ‘스테로이드 디자이너’, 전문적으로 의약품을 밀수입해 판매한 조직책 등 16명을 적발해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식약처는 단속 과정에서 불법 약물을 구매한 운동선수 15명을 적발했다. 어느 종목, 누구인지 등에 대한 세부 정보는 밝히지 않았으나, 식약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최종 심의ㆍ의결되는 13일쯤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에 적발된 운동선수 15명을 시작으로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약물을 구매한 선수들의 명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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