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초선인 TK 불만 팽배… 黃 “공관위에 우려 전달” 불구 진화 쉽지 않아
“의원 여러분들의 우려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잘 전달하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부랴부랴 대구ㆍ경북(TK) 현역 의원 달래기에 나섰다. ‘공천시 현역 50% 물갈이’ 방침을 정한 뒤 총선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의원들의 불만이 임계치에 다다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대표가 서울 종로 출마를 두고 장고를 이어가 ‘험지 피하기’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쉽사리 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TK 의원들과 잇따라 만났다. 오찬은 대구, 만찬은 경북 의원들과 함께 했다. 의원들은 “공관위에서 TK 의원들을 너무 많이 자르면 안 된다”는 의견을 황 대표에게 전달했다. 일부는 ‘물갈이’ 표현이 부정적인 만큼 쓰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컷오프나 전략공천 관련 허위사실에는 당 차원에서 경고를 하고 경선에서 불이익을 주라는 요구도 나왔다.
특히 이날 저녁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만찬에서는 “TK가 (당의) 식민지냐”, “다선은 없어도 된다는 얘기냐” 등의 격앙된 반응도 쏟아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황 대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퍼지는 데 대해선 당 당무감사실을 통해 유포자를 찾아내겠다”며 “TK의 우려를 공관위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원 대변인은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50% 물갈이에 대한 대구 시민의 우려를 강력히 전달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실제 TK는 물론 한국당 의원 대다수는 지도부와 공관위의 공공연한 공천 배제 압박에 상당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의원총회는 지도부ㆍ공관위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한 중진의원은 “공관위가 현역 의원을 척결 집단으로 여기는 데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TK의 경우 절반 이상이 초선이라 이들의 불만은 다른 지역보다 크다. 대구는 당 소속 의원 8명 중 5명이, 경북은 11명 중 7명이 초선이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교체된 게 TK다. 지역에선 정치 인재 육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심상치 않은 당내 분위기에 황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의원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도 있다. 황 대표 본인이 종로 출마 여부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의원 물갈이만 진행할 경우 당내 반발을 불러올 게 뻔해서다. 반대로 현역 교체 비율을 낮출 경우엔 당 쇄신 의지 부족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된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