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점점 내가 부자이거나, 가족이 부자인 사람에게만 좋은 나라가 돼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지지합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위성 코커스(당원대회)’에 참석한 미국 아이오와주(州) 출신 케이트 반 로렌츠가 워런 상원의원의 ‘전국민 단일 의료보험’ 공약에 찬성한다며 한 말이다. 로렌츠를 포함해 유럽 각국에서 모여든 17명의 투표 결과 워런 상원의원이 7표로 1위를 차지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5표)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3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2표) 등의 순이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한 표도 얻지 못했다.
미국 민주당은 대선후보 선출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에 맞춰 일종의 부재자 투표인 위성 코커스를 전 세계 87곳에서 시행키로 했다. 2016년 대선 당시 4곳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던 데에서 올해는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내 13개 주뿐 아니라 프랑스 파리 등 해외 3곳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위성 코커스도 참가 자격은 정식 코커스와 동일하다. 아이오와에 민주당원으로 등록돼 있어야 하며 올해 11월 대선 기준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15% 경선룰’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제 파리 위성 코커스에선 상위 3명을 대상으로 한 2라운드 투표에서 워런 상원의원이 8표, 샌더스 상원의원이 6표,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3표를 각각 받았다. 파리 위성 코커스는 아이오와의 민주당 본부로 화상통화를 통한 결과 보고를 거쳐 마무리됐다. 이들 유권자가 위성 코커스에서 행사한 표는 아이오와의 본 코커스 결과에 합산된다.
사실 파리 위성 코커스의 유권자는 17명에 불과해 그 결과가 20만명이 참여한 본 코커스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위성 코커스 확대 시행은 민주당이 첫 당원대회를 아이오와에서 개최한 1972년 이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이전에는 오후 7시까지 지정된 투표소를 직접 찾아가야 해서 노인이나 장애인, 육아 부담이 있는 젊은층 등의 참여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트로이 프라이스 아이오와 민주당 의장은 “더 많은 목소리가 반영될 때 민주당은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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