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학생 커뮤니티 통해 “독립시설 격리” 불안감 표출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에 따라 중국을 방문했거나 이들과 접촉한 학생, 연구원 등을 교외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조치했다고 4일 밝혔다.
카이스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중국을 다녀온 학생ㆍ연구원 중 격리 수용에 동의한 11명을 본원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화암기숙사에 수용했다. 수용인원은 학생 9명과 연구교수 1명, 연구원 1명이다.
카이스트는 여러 기숙사 중 학생수가 가장 적고 1인실로 구성돼 분리 수용하기 적합하다고 판단해 화암기숙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기숙사는 7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방마다 별도의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추고 있다.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1개 동은 미사용 상태였다.
학교측은 지난달 30일부터 입국하는 학생들이 연락을 하면 학교 차량으로 수송을 한 후 기숙사에서 14일간 생활하도록 하고 있다. 식사는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도시락을 주문해 제공하고 있으며, 건물 출입구에는 경비인력을 배치해 관리,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측이 파악한 중국 방문 학생과 연구원, 이들과 접촉자는 모두 104명이다. 방문자 74명 중 2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로 추정되는 후베이성을 경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자와 접촉한 인원은 30명이다.
일부에서는 이들의 수용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내며 학생 커뮤니티 코너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숙사에 잠복기일지 모르는 사람들을 수용한다는게 정상적인 것이냐”며 “호텔이든 보건소 등 격리된 시설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말 감염은 근거리 접촉으로 이뤄지는 만큼 옆동에서 생활한다고 감염될 확률은 희박하다”며 “그들이 범죄자도 아닌데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수용자들은 유관 의심 증상이 없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국내에 거주지가 없는 경우에 한정했다”며 “현재 화암관에서 생활하는 학생 중 원할 경우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이동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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