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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 통치체제 시험대”… 흔들리는 리더십에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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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 통치체제 시험대”… 흔들리는 리더십에 위기감

입력
2020.02.04 16:31
수정
2020.02.04 23: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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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매체 “중국 정부, 엄중 단속ㆍ시진핑 보위에 급급” 비판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원이 4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뒤로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원이 4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뒤로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시 전면에 나섰다. 그는 통치체제의 위기감까지 거론하며 신속한 방역과 사회 혼란을 차단하기 위한 엄정 처벌을 강조했다. “우한폐렴은 악마”라던 앞선 발언에 이어 리더십을 추스르기 위한 최후 통첩성 경고다.

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사태가 우리 통치 체제와 능력에 대한 중요 시험대”라며 “국가 비상관리체계를 완비해 대처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방역작업에서 형식적인 관료주의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면서 “당 중앙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를 엄정 처벌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5일에도 같은 회의를 소집했다. 당 최고 권력기관 회의가 열흘 새 두 차례 열린 건 극히 이례적이다. 시 주석과 당의 위기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20일 “전염병 확산을 단호히 억제하라”고 첫 공개 지시를 내린 데 이어 25일엔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수도 베이징에서의 첫 사망 사례를 포함해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자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우한에 급파해 현장 지휘를 맡겼다. 이후 폭증세가 계속되자 급기야 31일에는 인민해방군 투입까지 지시했다.

하지만 늑장 대응과 정보 은폐로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앙에서 모든 것을 틀어쥐는 권력 집중으로 지방이 무력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2012년 집권 후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당의 영도체제는 무오류의 존재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번에도 책임은 우한을 비롯한 지방정부가 떠안았다. 사람 간 감염 사실과 의료진 감염 늑장공개 등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마궈창(馬國强) 우한시 당서기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공개적으로 자아비판을 했다. 반면 중앙정부는 관영 CCTV를 통해 수천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열흘만에 완공하는 모습을 집중 홍보하는 등 전형적인 선전선동으로 비난을 비켜갔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경고를 계기로 재차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시작했다. 헤이룽장성 고급인민법원은 “신종 코로나를 고의로 유포하면 최고 사형, 유언비어를 퍼뜨리면 최고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긴급 공지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중국 정부는 시진핑 체제 보위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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