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일부 동문 “합격 환영…입학 반대는 차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숙명여대에 입학한 트랜스젠더 입학생 A(22)씨에 대해 대학 페미니스트 단체가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숙명여대 동문들은 A씨를 공개 지지해 찬반 논란이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 6개 대학의 21개 단체는 4일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남자들이 힘을 얻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의 페미니스트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해당 학생은) ‘나를 보고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여대를 자신의 변경된 성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대는 여성들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누리고 여성차별과 남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함을 느끼는 공간”이라며 “본인이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가부장제 속 여자의 실제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여자들의 공간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단체는 온라인을 통해 ‘법원의 성별변경 판결 반대 연 서명’을 받아 국회와 각 여대 측에 보낼 예정이다.
한편에선 숙명여대 동문들과 학생자치단체인 학생ㆍ소수자 인권위원회 등이 입학생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숙명여대 동문 390명은 4일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는 제목의 서명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숙명여대 학소위는 2일 입장문에서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A씨는 같은 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 허가를 받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변경했다. A씨는 지원 절차상 문제가 없어지자 여대에 지원했고 올해 법과대학 신입학 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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