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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꺾은 중국發 퍼펙트 스톰… 더블딥 그림자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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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꺾은 중국發 퍼펙트 스톰… 더블딥 그림자 엄습

입력
2020.02.04 16:10
수정
2020.02.04 20:3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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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경기지표 반등 기미… “경기 개선 신호” 정부 낙관에도

내수ㆍ수출ㆍ생산 줄줄이 위축 “올해 2% 성장 미지수” 전망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신발매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경제현장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신발매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경제현장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들어 곳곳에서 반등 기미를 보이던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블딥은 경기가 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특히 이번 사태는 수출과 내수는 물론, 생산시설 전반에도 복합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를 장기 침체의 터널로 빠뜨릴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지표 곳곳 ‘봄바람’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기지표는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많다.

대표적으로 수출의 경우, 올 1월 일평균 수출액(20억2,000만달러)이 전년 대비 4.8% 증가하며 14개월 만에 처음 오름세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한 데 이어, 현재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작년 12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4개월만에 상승했다. 두 지수가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 2017년 1월 이후 35개월 만에 처음이다.

장기간 저물가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았던 물가상승률도 지난달 13개월 만에 1%대를 다시 회복했다. 디플레이션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현상을 뜻한다.

정부는 이런 지표들을 근거로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수출, 물가, 경제심리 등 모든 실물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경기개선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지표
경기 지표

◇코로나 사태에 수출, 내수, 생산 줄줄이 위축

하지만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라는 돌발 변수를 계산하지 않았을 때 얘기다. 아직 국내에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았음에도, 민간 소비 시장은 바싹 얼어붙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면세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등은 줄줄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숙박, 음식, 도소매 업종도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ㆍ호텔 업계도 계속되는 여행객의 예약 취소로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지난달 중국 상품 판매량은 전년대비 62% 급감했다.

수출 여건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중국은 우리 수출을 견인하는 메모리 반도체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지난달 바닥을 찍고 반등한 반도체 가격도 다시 하락할 수 있다.

질병 확산으로 중국의 각종 산업시설 가동에 문제가 생기자, 중국과 글로벌 생산망으로 연결돼 있는 한국 기업의 생산 라인도 연쇄 충격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 쌍용차 등은 중국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기자 국내 공장 가동을 일시 중지했다. 중국 우한시에서 600~700km 떨어진 시안과 우시 등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도 사태 장기화 시, 중국 유통망 붕괴로 웨이퍼 등 반도체 소재를 제때 공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수출, 내수, 생산 등 경제 전방위로 ‘퍼펙트 스톰’급 충격이 감지되자,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조정하고 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 되면 올해 정부 목표치(2.4%)는커녕, 2% 성장도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라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3~4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올해 2.4% 성장률 달성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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