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저치(0.4%)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3개월만에 1%대를 회복했다. 작황이 악화된 농산물과 큰 폭으로 뛴 국제 유가가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2015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104.24) 대비 1.5% 상승했다. 2018년 11월(2.0%) 이후 가장 높고, 2018년 12월(1.3%)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를 넘긴 수치다. 지난해 8~10월 -0.4~0.0% 상승률을 기록한 뒤, 11월(0.2%), 12월(0.7%)에 이어 상승폭이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와는 반대로 석유와 농산물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석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4% 올라 전체 상승률을 0.49%포인트 끌어올렸다. 채소류 역시 1년 사이 15.8% 올라 물가상승에 0.24%포인트 기여했다. 특히 무(126.6%), 배추(76.9%), 딸기(18.2%)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 닥친 가을 장마로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설 연휴를 맞아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3.4% 상승했고, 수산물은 6.0%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1.7%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5%포인트 끌어올렸다. 보험서비스료(7.5%)와 휴양시설 이용료(22.0%)가 오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0.8% 상승하는데 그쳐 소비 진작으로 저물가 흐름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 석유가격이 낮아서 기저효과가 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물가변동까지 반영되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1% 초반 정도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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