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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패 부리던 20대, 체포되자 기침하며 “우한 폐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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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패 부리던 20대, 체포되자 기침하며 “우한 폐렴 걸렸다”

입력
2020.02.04 14:00
수정
2020.02.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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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음식점에서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된 2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걸린 것 같다”고 꾀병을 부려 119 구급대원들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4일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2일 마포구 서교동 한 음식점에서 난동을 부린 20대 남성 A씨를 폭행ㆍ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당시 담배를 피우려다 직원들에게 제지 당하자 이들을 폭행하고 소리를 지르며 매장 내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관할 홍익지구대에 붙들려 와서도 경찰관들에 욕설을 퍼붓고 옷을 벗으려 하는 듯 난동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관들이 반응하지 않자, A씨는 돌연 기침을 하면서 “우한 폐렴에 걸린 것 같다. 누구를 좀 불러달라”고 말했다.

경찰들은 A씨가 예전에도 종종 폭행 시비로 체포돼 꾀병을 부린 적이 있어 크게 당황하진 않았지만, 우한 폐렴 사태가 심각한 만큼 인근 보건소에 문의했다고 한다. 보건소 의사가 A씨를 전화로 문진했지만, A씨는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감염 지역에 간 적이 없었다.

급기야 119 구급대원들도 보호복을 입고 지구대에 도착해 A씨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감염 여부를 파악했다. 하지만 A씨에게서 별다른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아 곧 철수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지만 경찰은 A씨에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를 추가 적용하진 않을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아프다고 하며 고통을 호소해 119를 부른 만큼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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