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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발전 속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SD6 H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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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발전 속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SD6 HSE

입력
2020.02.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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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분명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집중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분명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집중했다.

투박한 직선과 거대한 체격, 그리고 어떤 도로 환경이든 거침 없이 달릴 수 있는 그 능력을 갖췄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남자들의 로망과 같은 차량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조금 다른 시선을 받고 있다. 4까지 이어오던 특유의 넘버링을 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견고함의 기반이라 할 수 있던 ‘프레임 바디’를 과감하게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발전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퇴색’이라 말하고 있다.

최신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과연 어떤 가치를 말하고 있을까?

이번으로 5세대를 맞이한 디스커버리는 기존의 4세대 대비 늘어난 4,970mm에의 전장을 갖췄으며 전폭과 전고 역시 각각 2,073mm와 1,888mm에 이르며 넉넉하면서도 거대한 존재감을 명확히 제시한다. 여기에 휠베이스 역시 2,923mm에 이르기 때문에 5인승, 혹은 7인승의 여유를 확실히 제시한다. 참고로 모노코크 섀시를 기반으로 한 덕에 경량화를 이뤄내 공차중량은 2.2톤을 웃도는 수준이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디스커버리

랜드로버는 새로운 디스커버리를 제시하며, 기존의 프레임 바디의 디스커버리에 이어지는 ‘넘버링’을 삭제하고 그저 ‘올 뉴 디스커버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 위해 디자인에 있어서도 완전히 달라진, 변화를 도입하며 기존의 디스커버리들과 명백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전면 디자인에 있어서는 최근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계열에 적용되고 있는 얇고 긴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의 구성, 그리고 수직으로 곧게 그려진 디테일을 품은 바디킷을 더해 ‘도시적인 감성’을 한층 강조한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앞서 등장했던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유사한 모습이나, 반대로 차량의 체격이 조금 작게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공존하게 된다.

새로운 디자인은 균형감이나 세련미 등에서 우수한 모습이지만 반대로 디스커버리 특유의 이기적이면서도 올곧은 그 감성과는 거리가 멀어진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전체적인 디자인에 있어 레인지로버 벨라, 이보크 등과 너무나 유사해 ‘디스커버리의 아이덴티티’가 흐려진 것 같았다.

측면에서는 디스커버리 특유의 알파인 루프를 고스란히 강조한 모습이지만 그 정도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 대신 단조롭게 다듬어진 도어 패널이 특유의 단단하고 견고한 느낌을 제공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또 네 바퀴의 알로이 휠도 훨씬 우수한 완성도를 제시하는 모습이다.

디스커버리 전통의 비대칭 구조의 테일 게이트 적용은 효과적이었지만 어딘가 ‘형식 상에 불과한 아이덴티티의 계승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신 명료하게 적용된 디스커버리의 레터링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및 바디킷이 주는 시각적인 만족감이 분명 뛰어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균형감을 강조한 디스커버리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균형감을 자랑한다.

좌우대칭의 구성으로 마련도니 긴 대시보드는 우드패널과 가죽 소재의 복합적인 구성을 통해 더욱 우수한 만족감을 제시한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계기판은 물론이고,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제공한다.

이와 함께 기능에 대한 만족감은 물론이고 시각적인 완성도 또한 함께 제시하는 스티어링 휠의 적용은 물론이고 간결하면서도 기술적인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 버튼 및 다이얼의 구성을 통해 우수한 만족감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랜드로버 특유의 센터터널과 기어 시프트 다이얼 등의 매력도 분명하게 전해진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언제든 오프로드 주행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여유로움까지 더해져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의 만족감을 자아낸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해상력이 조금 더 명료해졌으면 좋을 것 같았다.

넉넉한 체격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공간에 대한 여유도 충분한 모습이다.

넓은 시야를 보장하는 높은 시트 포지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시트를 더했다. 이를 통해 1열의 운전자 및 탑승자는 ‘공간의 여유’를 확실히 누릴 수 있다. 이외에도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도어 트림 등에서도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2열 공간과 3열 공간은 3+2 형태의 시트 구성을 갖추고 있다. 2열과 3열 모두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가죽 시트를 통해 탑승자에게 여유를 더한다. 2열의 레그룸과 헤드룸은 무척이나 여유로운 편이며, 3열의 경우에는 레그룸은 다소 좁게 느껴지지만 헤드룸은 충분히 여유로운 만큼 여러 탑승자를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거대한 체격을 갖고 있는 만큼 디스커버리의 적재 공간은 충분히 여유롭다. 게다가 랜드로버라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고급스러움을 모두 함께 누릴 수 있다. 3열 시트까지 모두 사용할 때에는 적재 공간이 다소 좁은 편이지만 2열, 3열 시트는 전동으로 폴딩이 가능하다. 게다가 이를 통해 3열 시트 폴딩 시 1,137L의 적재 공간을, 2열과 2열 시트를 모두 폴딩 시에는 2,406L에 이르는 넉넉함을 자랑한다.

306마력의 SD6 엔진을 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06마력과 71.4kg.m에 이르는 강력한 토크를 자랑하는 SD6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단순한 페이퍼 스펙을 보더라도 3.0L의 디젤 엔진이 가지고 있는 성능을 100% 이상 발휘한 엔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해 호쾌한 가속력과 복합 기준 9.7km/L(도심: 9.0km/L 고속: 10.8km/L)의 효율성을 갖췄다.

호쾌하게 달리는 거대한 SUV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가장 먼저 거대한 체격을 새삼 느끼게 된다.

넓은 시야는 물론이고 여유로운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계기판의 형태나 각종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적응이 다소 필요해 보이지만 한글화가 잘 되어 있는 만큼 사용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렀을 때의 약간의 존재감이 도드라지는 편이긴 하나 분명 정숙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SUV라는 감성도 효과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71.4kg.m에 이르는 강력한 토크가 거침 없는 가속력을 선사한다. 이전의 디스커버리 대비 성능의 대대적인 개선과 함께 무게 절감이라는 강점을 얻은 만큼 그 주행 상황에서의 만족감은 탁월한 모습이다.

성능의 개선과 함께 경량화가 동시에 이뤄지며 차량의 움직임이 대대적으로 변화했다. 덕분에 디스커버리가 낯선 이들, 혹은 고성능의 디젤 SUV가 낯선 이들에게는 과도할 정도로 느껴질 수 있어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모호한 느낌이다. 선 굵고, 견고하게 질주하던 디스커버리의 느낌보다는 어딘가 가볍게 튀어나가는 느낌이 드는 만큼 전통적인 마니아들에게는 ‘물음표’를 달 수 있는 질감이라 생각되었다.

8단 변속기는 최신의 감성을 잘 드러낸다. 가속, 추월 가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서 발산되는 강력한 성능을 무척이나 부드럽게 달래는 모습이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고, 또 디스커버리의 발전을 가장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차량의 전체적인 주행은 부드러움이 발전되었지만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다. 실제 주행을 할 수록 견고하게 조여진 차체의 느낌과 육중한 SUV의 존재감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부드럽지만 단단한 감성을 제시하는 하체와 함께 우수한 조향 시스템과 어우러지며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연출한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온로드 위에서 디스커버리는 견고하고 기계적인 감성이 크게 느껴지는 편이지만 분명 플래그십 SUV, 즉 레인지로버 수준의 우수한 주행 질감을 제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모노코크 섀시를 채용하더라도 디스커버리는 여전히 강력한 존재라는 점이다. 실제 과거의 시승 행사에서 디스커버리와 함께 오르막, 내리막 도강은 물론이고 사면 주행 및 범피 구간, 계단 오르막 등 다양하게 구성된 오프로드 구조물 등을 체험했었는데 여전히 견고하고 터프한, 그리고 신뢰도 높은 주행은 건재했었다.

좋은점: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넓은 공간, 그리고 개선된 편의 사양

아쉬운점:

프레임 바디의 포기

새로운 시대를 여는 존재

새로운 디스커버리는 말 그대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랜드로버의 선택이라 생각되었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고급스러운 감성과 여유로운 공간을 품고,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전통적인 강인함을 하나의 그릇에 담기 위해 선택과 집중, 그리고 포기를 했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러한 행보 끝에 마주하게 된 새로운 디스커버리는 분명 일부 아쉬운 점은 있겠지만 분명히 발전된 존재이며, 지금 현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스커버리였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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