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곳, 수원ㆍ부천ㆍ고양 189곳, 군산 138곳
환자 동선 주변 학교 일정 조정… 일부大 개강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고자 개학을 미루거나 휴업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전국 336개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례 없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에 정부는 당초 학생들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 확대를 우려해 ‘개학 연기는 없다’고 유지해오던 입장을 바꿔 감염 우려 지역 학교의 개학 연기 또는 휴업을 명령·권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3일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학사일정을 조정한 전국 교육기관이 유치원 245곳, 초등학교 53곳, 중학교 21곳, 고등학교 16곳, 특수학교 1곳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경기 수원·부천·고양시가 189개교로 가장 많고, 전북 군산시가 138개교, 서울이 9개교 순이다.
학사일정을 바꾼 학교는 모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생활했거나 거친 지역에 있다. 수원은 15번 확진자(43·남성), 부천은 12·14번 확진자(48 남성·40 여성)가 생활했고 고양시는 3번 확진자(54·남성)가 설 연휴 때 이 지역 부모 집을 다녀갔다. 군산은 8번 확진자(62·여성)가 25일부터 의사환자로 분류된 30일까지 머물렀다.
애초 정부는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 확산에도 정상적으로 학사운영을 진행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15명까지 늘고 3차 감염사례까지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2일 바이러스 감염 위험지역의 시ㆍ도교육감이 교육부 장관과 협의 후 휴업을 결정할 수 있는 정부 지침이 확정되자 휴업 학교 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31일 기준 유치원ㆍ학교 약 70여곳이 휴업을 결정했었지만 이틀 만에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한상신 교육부 대변인은 “그 동안의 휴업은 개별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한 것이지만 이번 휴업 결정은 감염병예방법에 의한 첫 일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 지침이 나온 지 하루만인 3일 경기교육청은 감염 우려지역 유치원에 아예 개학 연기 또는 휴업을 명령 또는 권고했다. 휴업 명령이 내려진 수원(99개) 부천(77개) 일대 유치원이 일주일간 일괄 휴업 또는 개학 연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고양은 휴업 권고를 받은 157개 유치원 중 맞벌이 학부모의 돌봄서비스 등을 고려해 9개만 휴업에 들어갔다. 다만 초·중·고 휴업 여부는 학교장 재량에 맡겨 4개(초1, 중1, 고2) 학교만 휴업에 들어갔다.
확진자가 대형마트와 목욕탕 등을 이용한 군산은 전북교육청이 모든 유치원과 학교에 휴업 명령을 내려 이달 14일까지 2주간 휴업하고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도 중단한다. 아직 서울의 경우 휴업 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기고 있어 휴업 학교와 기간이 매일 바뀐다.
교육부는 앞으로도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휴업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감염병 위험지역이 아닌 다른 시ㆍ도에 대해서는 일괄휴업이 어렵다는 방침이다. 이상수 교육과정정책관은 “현재로서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인정한 위험 지역이 아닌 곳의 휴업은 협의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학들도 속속 개강 연기를 결정하고 있다. 경희대는 1주, 서강대는 2주일 개강 연기를 결정했다. 이승복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금주가 대학교 개강 연기 여부를 결정할 마지노선이라 생각한다”며 “주중에 대학들과의 협의를 통해 학사일정조정에 대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대체수업 방안 등 구체적 학사 가이드라인도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세종=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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