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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차별 이미지 우려” 숙명여대 학내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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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차별 이미지 우려” 숙명여대 학내서 갑론을박

입력
2020.02.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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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숙명여대 합격에 “대학을 트로피 취급” 반발

반대 의견에 졸업생 및 학부생 일부 “차별과 혐오 안 돼”

숙명여대 전경. 숙명여대 제공
숙명여대 전경. 숙명여대 제공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가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사실이 알려진 뒤 입학 여부를 반대하는 의견과 이를 반대 및 차별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학내에서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성전환 수술 후 여성이 된 A(22)씨가 숙명여대 합격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달 30일 무렵이다. 숙명여대에 따르면 A씨는 올해 법과대학 신입학 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A씨의 합격 소식이 전해지자 숙명여대 학내 온라인 게시판은 A씨의 입학 여부를 두고 반대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한 글쓴이는 “여성으로 살고 싶어 수술을 받고 주민등록번호를 새로 받고 입학 허가까지 난 건 이해가 가지만, 우리 대학을 트랜스젠더들이 도전해서 따내야 할 트로피처럼 생각하는데, 이게 어딜 봐서 여성으로서의 마인드냐”라며 “몸과 주민번호를 바꾼다고 20년간 남성으로 받아왔던 무의식적인 특혜와 사고방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지난 2일 주장했다.

이날 다른 글쓴이도 “남자로 수십 년을 살았던 사람과 화장실을 비롯한 여대 학교 시설을 공유해야 하나”며 A씨의 입학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달라”는 글을 올렸다.

특히 학교 입장에 반발하는 의견들도 나왔다. A씨의 합격에 숙명여대 측은 “성전환 수술 여부를 떠나 법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입학에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A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재학생 일부는 “인터뷰를 한 학교 관계자를 색출해 징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학내 게시판에서 A씨의 입학 반대 여론에 의견이 쏠리자 소수자 인권위원회 및 일부 졸업생들은 우려의 뜻을 밝혔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다른 글쓴이는 “숙명여대에 성소수자 차별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게 우려된다”며 “A씨가 다른 재학생의 인권을 구체적으로 침해한 적이 없고 수술까지 하고 공부하러 오는 것인데 두려움과 추측으로 입학을 반대하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 글쓴이는 “A씨에게도 원하는 대학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숙명여대 학내 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는 단체 및 동아리는 “차이와 배제를 넘어 다양한 평등을 외친다”며 A씨의 입학을 지지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생물학적 성별만이 진짜 성별이라는 주장은 오히려 성별 이분법적이며 젠더가 사회ㆍ문화적 구성물임을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트랜스젠더 합격자인 A씨는 앞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저를 보면서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합격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국내 첫 트랜스젠더 여성 변호사인 박한희 변호사를 언급하며 “(그의) 관련 기사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며 “성전환 수술을 받고 주민등록번호를 바꾼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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