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무증상 전파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우리 보건당국도 당초 잠복 기간 바이러스 전염 위험을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했다.
WHO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일일 상황 보고서에서 “WHO는 감염자가 증상을 보이기 전에 ‘2019-nCoV(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는 드물며, 주요 전염 경로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까지 드러난 전염 경로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라고 전제한 뒤 유증상자가 기침, 재채기 등을 통해 더 쉽게 신종 코로나를 퍼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WHO는 무증상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처음 공개했다. 국제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보고서도 지난달 30일 독일에서 확인된 30대 신종코로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감염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 타인을 감염시킨 사례라고 확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홈페이지에서 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신종 코로나는 증상이 없는 감염자와 접촉해 전파된 경우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보건당국은 무증상 감염 전파와 관련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박능후 신종 코로나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언론 브리핑에서 “기존 감염병과는 다른 전파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증상 없는 감염자나 경증 환자의 전파 위험성을 뒤늦게 인정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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