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지원 원해”… 美 ‘경제 영향’ 검토 착수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과 관련한 미국의 지원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가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인식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아직 (원조) 제안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면서 “여전히 그들과 협력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전문성이 있고 할 수 있다면 중국 동료들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의 제안을 수용할지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팀을 파견하는 방안을 중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러브콜에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달 31일 2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자 공식적을 유감을 표하는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히자마자 정반대의 길로 갔다”며 “분명히 ‘선의의 표시’는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중국 여행경보를 최고수준(금지 권고)으로 격상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중국 지원 대책 별개로 신종 코로나가 자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 분석에 들어가는 등 예방 조치 마련에 착수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와 경제자문위원회가 신종 코로나의 단기ㆍ중장기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전염병의 향후 경제적 효과에 초점을 맞춰 정부 차원의 분석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백악관 분석가들은 신종 코로나가 올해 1분기 약 0.2%포인트 정도의 제한된 경제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2%포인트가량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신문은 또 신종 코로나가 한두 분기 더 지속하는 경우에도 미 경제에 심각한 피해는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는 미 경제에 ‘와일드카드(예측 불가한 변수)’가 될 수 있지만 1~2분기 내에 해결된다면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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