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州) 경선을 시작으로 11월 3일 대선 투표일까지 9개월간의 대선 레이스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난달 31일 상원 탄핵심판에서 민주당이 추진한 증인 채택 안건이 부결돼 사실상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정국의 문이 열린 것이다.
공화당도 경선을 진행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외 후보들의 존재감이 워낙 미미해 일차적인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를 뽑는 민주당 경선에 집중되고 있다. 스타트를 끊는 곳은 3일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다. 아이오와는 민주당 전체 일반 대의원(3,979명) 중 고작 1% 수준인 41명만 배정된 곳이지만, 경선 표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풍향계로서의 의미가 상당하다. 실제 2000년대 들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한 후보가 어김없이 민주당의 최종 대선후보가 됐다. 현 여론조사 추이상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위를 할 가능성이 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세론을 무너뜨리는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11일)ㆍ네바다(22일)ㆍ사우스캐롤라이나(29일)에서 이달에 경선을 치른다. 특히 3월 3일 ‘슈퍼 화요일’은 경선전의 1차 분수령이다. 캘리포니아ㆍ텍사스ㆍ버지니아 등 14개 주에서 프라이머리가 동시에 실시되면서 전체 대의원 40%의 표심이 확정된다. 이르면 슈퍼 화요일에 경선 승자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지만, 샌더스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 간 치열한 경쟁을 감안할 때 장기전으로 흐를 공산도 다분하다. 슈퍼 화요일이 단기전이냐 장기전을 판가름하는 변곡점이 되는 셈이다.
초반전을 포기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슈퍼 화요일에 초점을 맞춰서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전국 지지율이 최근 8%까지 올라 다크호스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머지 주에서의 경선이 6월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대선후보를 확정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각 주별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일반 대의원(3,979명) 외에 연방 상ㆍ하원의원, 당 지도부 등으로 구성되는 슈퍼 대의원(771명)의 규모도 상당해 이들이 전당대회에선 캐스팅보트가 될 수도 있다. 후보 간 박빙 승부가 펼쳐지면 당일에서야 승자가 판가름 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2018년에 슈퍼 대의원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쪽으로 경선 룰이 개정된 점은 변수다. 대의원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부터 투표권을 행사토록 한 개정안이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 체제인 공화당은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 후보로 추대하게 된다.
양당의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TV토론과 지역별 유세 등 본선이 진행된다. 결전의 날은 11월 3일이다. 전국에 배정된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승리한다. 장장 9개월간의 레이스를 통해 승리를 거머쥔 후보는 2021년 1월 20일 차기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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