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박눈이 내렸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어 죽지 않을까요.”
2일 중국 중앙기상대에 쇄도한 네티즌의 질문이다. 이날 베이징, 톈진 등 중국 북쪽 지역에는 1~2㎝의 꽤 많은 눈이 내렸다. 올해 쥐띠 해를 맞아 처음 내린 눈이다. “서설(瑞雪)은 풍년의 징조”라는 말도 있듯, 대지를 하얗게 수놓은 눈을 바라보며 중국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암울하고 답답해진 속내를 모처럼 달랬다.
자연히 궁금증이 커졌나 보다. 차가운 눈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이에 중앙기상대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답했다. “좋은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실낱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기상대의 설명은 이렇다. 눈이 내려 기온이 떨어져도 바이러스가 얼어 죽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공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확산 우려만 커질 뿐이다. 또 날이 쌀쌀해지면 호흡기 점막이 쉽게 손상되는 반면, 바이러스는 더 오래 살아남아 번식이 빨라져 인체로 유입되는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킬 확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베이징과 주변지역 기온은 0도 안팎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괴롭힐 정도의 추위는 아닌 것이다.
중국 기상대는 다만 눈이 내리면 바이러스가 숨어있는 미세먼지와 결합해 땅에 떨어지기 때문에 공기가 깨끗해지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결국 눈이 내리고 난 이후 숨쉬기에는 더 좋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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