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번호이동 70% 집중
LG유플러스 인수 효과 톡톡
업계 “몰아주기” 곱찮은 시선
LG헬로비전(옛 CJ헬로)의 LG유플러스 망 알뜰폰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에 인수된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LG유플러스 망에 대한 가입자 몰아주기라는 뒷말이 나오는 등 업계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이 LG유플러스 망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한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LG헬로비전 알뜰폰 신규 번호이동 가입자(2,392명) 중 72.6%(1,737명)가 LG유플러스 망 요금제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 망이 3명 중 2명의 선택을 받았다는 건데, 같은 기간 KT는 27.2%(651명), SK텔레콤은 0.2%(4명)에 불과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의 망을 임대해 저렴한 요금제로 운영하는 사업이다.
일단 LG헬로비전 측은 신규 요금제 마케팅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LG헬로비전은 그간 KT와 SK텔레콤 망 요금제만 운영해 왔는데, 이전부터 LG유플러스 망 대기수요가 높았고 신규 요금제 출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시선은 곱지 않다. 온라인 홈페이지 광고를 통해 LG유플러스 망 요금제 상품만 노출시키고 저렴한 일부 신규 요금제를 LG유플러스 전용으로만 출시하는 등 LG헬로비전이 LG유플러스 망으로 가입자를 몰아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승인 당시 알뜰폰 이용자를 부당하게 LG유플러스 망으로 유인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는 점에서 보다 심각하게 ‘LG헬로비전의 흥행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 망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종류를 일부러 줄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LG헬로비전은 여전히 소비자 선택권은 문제없이 보장되고 있다는 반론을 편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가 좋은 조건으로 스마트폰 기기와 요금제 제안을 해 온다면 팔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LG유플러스 망 이용자가 늘어나면 오히려 알뜰폰 시장의 가격 경쟁 활성화가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통신비 인하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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