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 밖 저장성 원저우, 새로운 감염 거점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사망자는 300명, 누적 확진자는 1만4,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주말을 거치면서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 전역이 브레이크 없는 신종 코로나의 맹위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당국은 2일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전날보다 45명 늘어 29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우한이 224명으로 가장 많고, 인근 황강(15명)과 샤오간(14명)이 뒤를 이었다. 이로써 중국 전역의 사망자는 이날 오전 8시 현재 304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 증가 속도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후베이성에선 지난달 31일 사망자가 42명 늘더니 이달 1일과 2일에는 각각 45명씩 증가해 일일 기준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후베이성에서만 132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후베이성에선 확진자도 하루 동안 1,921명 늘어 9,074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전체 누적 확진자는 31개 성에서 1만4,380명에 달한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 상황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저장성 원저우시에 대한 우려가 크다. 후베이와 가까운 충칭의 확진자는 262명인데 비해, 이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원저우의 확진자는 265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925만명의 원저우는 인구밀도가 중국 평균보다 5.5배 높아 바이러스 확산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에는 원저우 출신 18만명이 사업이나 유학으로 체류하고 있다고 중국 차이나데일리가 전했다.
원저우시정부는 지난달 29일 “우한에서 원저우로 향한 귀성객이 하루 3만3,000명”이라고 밝혔다. 후베이성 외 다른 지역이 바이러스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원저우시정부는 오는 8일까지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기로 했다.
중국 대도시로 귀경객이 몰리는 춘제 연휴 직후 상황이 이번 사태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중국 호흡기 질환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원사는 지난달 28일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정점을 기록한 뒤 대규모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달 7~10일 사이에 감염자 수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후베이성에서는 춘제 연휴를 13일까지로 추가 연장했고, 베이징 등 주요 도시들도 오는 9일까지 연휴를 늘리도록 기업에 권고하고 있다. 이날 현재 주요 대도시의 확진자 수는 상하이 177명, 베이징 168명 등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