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기도에 곳곳서 눈물…文대통령 영상 틀자 ‘고함’
전 목사 “하늘에서 나와 김문수 대표에게 사인을 내리셨다”
“하나님, 오늘 이뤄주신 자유통일당을 통해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내고 주사파를 척결해 자유통일을 이뤄낼 수 있도록 축복해 주시옵소서!”
지난 달 31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 전광훈 목사가 단상에 서서 기도를 읊자, 행사장은 지지자 수천 명의 외침으로 가득 찼다. “아~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전 목사가 함께 만든 자유통일당 창당대회였지만, 교회 부흥회를 방불케 했다.
참석자들은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모은 채 기도에 집중했다. 감정이 북받쳤는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친 사람도 여럿이었다. 전 목사가 기도를 마무리한 순간,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애국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흔들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창당대회 흥행은 ‘대성공’이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인근 서울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 일대는 50~80대의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창당대회 참석 인원은 자유통일당 추산 약 3,000명. 행사장 한 쪽은 자유통일당 입당 신청서를 쓰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자리를 맡으려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준비된 좌석 500개는 금세 동났다.
행사장 곳곳에는 “종북척결 자유통일” “주사파 정권 문재인 탄핵” 등의 문구가 궁서체로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무대 위엔 대형 임시 당기(黨旗)가 걸렸다. 창당 실무작업을 맡은 김경한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창당 준비를 지난해 9월부터 했지만,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다”며 “당 상징 색과 로고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태극기 이미지에서 따온 빨강과 파랑을 임시 당 색으로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창당대회가 시작된 직후 무대에 오른 인사들은 “종북 세력을 척결하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문재인 정권이 파괴하고 있다! 자유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고 외쳤다. 참석자들은 응원 나팔을 불며 함성으로 화답했다. “옳소! 옳소!”
임시의장ㆍ당대표 선출, 당 강령ㆍ당헌 채택 등 안건들은 만장일치 박수로 일사불란하게 처리됐다. 안건 한 건 처리에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날 선출된 김문수 당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마녀사냥 하듯 탄핵으로 몰아내고 집권한 문재인 주사파 정권은 대한민국을 김정은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자유통일당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정치인의 희생과 헌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정당이 되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전광훈 목사 발언 순서가 되자 분위기는 절절 끓었다. 전 목사가 나타나기 전부터 행사장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뒤덮였다. 전 목사는 “종교인으로서 실제 정치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고 더 크게 돕고 지원하겠다”며 “하늘에서 나와 김 대표에게 사인이 동시에 왔으니, 문재인을 끌어내리고 김정은의 목을 치겠다”고 외쳤다. 전 목사 발언 도중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이 배경으로 깔리자, 참석자들은 동영상 화면을 손가락질 하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참석자 중엔 20~30세대도 눈에 띄었다. 이 중 한 명은 스스로를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인”이라고 소개하며 “나라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김광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은 “마음대로 행동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계속해서 지기만 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분노가 있던 와중에 창당된 자유통일당을 지지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했다.
한채영 정치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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