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이 아주 작아 MRI로만 진단…30분 내외 간단한 수술로 치료
직장인 오모(29)씨는 어느 날부터 손끝에 차가운 바람이나 물이 닿으면 바늘로 손톱 밑을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 병원에 X선 촬영을 해봐도 뼈와 관절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그저 물리치료로 일시적인 고통만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오씨처럼 손톱이나 발톱에 차가운 물이 닿거나 살짝 눌리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사구체 종양’을 의심해야 한다. 사구체 종양으로 인한 통증은 주로 손톱ㆍ발톱 아래에서 생기며 눈으로 보이는 병변이 없어 여러 병원을 찾아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 해 수 년을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사구체는 피부 온도 조절을 돕는 모세 혈관이 털 뭉치처럼 얽혀 형성된 것으로, 이 사구체에 이상이 생기면 사구체 종양이 된다. 손가락과 발가락 끝을 눌렀을 때 심한 압통이 주증상이다. 차가운 온도에 민감한 특성을 가진다.
종양 크기는 보통 5~11㎜ 정도로 아주 작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로도 발견하기 어려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만 진단될 때가 많다. 여성에게 잘 발생하고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승진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사구체 종양 제거는 손톱을 들고 종양을 절제한 후 손톱 바닥을 복원하는 수술로 30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며 “흔하지 않은 양성 종양이고 진단이 쉽지 않지만 드물지만 종양이 커지면서 손가락 뼈 함몰이나 변형이 생길 수 있기에 통증이 심하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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