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발산업’ 부흥부터 ‘박연차 게이트’ 비극까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별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발산업’ 부흥부터 ‘박연차 게이트’ 비극까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별세

입력
2020.01.31 18:45
수정
2020.01.31 19:22
25면
0 0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 3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태광실업그룹 제공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 3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태광실업그룹 제공

‘신발산업 거목’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3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태광실업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왕성하게 경영 활동을 해왔던 박 회장은 지병인 폐암으로 서울삼성병원에서 꾸준히 치료에 전념해왔으나 최근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돼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며 “장례는 평소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최대한 간소하고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정화 씨와 아들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 딸 박선영 씨, 박주영 정산애강 대표, 박소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 등이 있다.

박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꼽힌다. 1966년 월남 파병 시절 사업에 대한 흥미를 발견하고 1971년 정일산업을 창업해 사업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1980년 태광실업으로 법인명을 전환하고 임종 직전까지 50여년 간 그룹 경영에 힘을 쏟았다.

고인은 특히 국내 신발산업 부흥기를 이끈 기업가로 평가 받는다. 1987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1994년에는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를 발판으로 태광실업을 국내외 24개 법인을 거느린 그룹으로 키웠다. 2006년 정밀화학회사 휴켐스 인수를 시작으로 2008년 태광파워홀딩스 설립, 2012년 일렘테크놀러지 인수, 2013년 정산인터내셔널 설립, 2014년 정산애강 인수 등을 거치며 태광실업그룹은 매출 3조8,000억원, 임직원 10만여 명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간에 박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이자 2009년 한국 정치를 뒤흔든 ‘박연차 게이트’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농협과 세종증권 관련 주식 조작 수사 과정에서 박 회장이 여야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며 불거진 이 사건은 구속된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주변에 금전적 지원을 했다는 불리한 진술을 하면서 초대형 게이트로 번졌다. 검찰이 박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수사했고 결국 이는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으로 이어진 탓이다.

2011년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91억원이 확정된 박 회장은 2014년 2월 만기 출소 후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남은 여생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본업인 사업에 열중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